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종류 데이터와 정보를 접하고 있다. 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지만 정작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현장 근무자나 고객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분야는 간과를 하거나 뒤처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류창고나 마트창고는 수많은 물건과 박스가 입·출고 되는데, 그 내역은 근무자가 박스에 붙어 있는 바코드에 일일이 바코드 리더를 가져다 대어 입력하면서 관리가 시작된다. 입·출고 되는 물량이 많고, 바코드 입력에 실수가 있을 때에는 그 오류를 보완할 방법 없이 틀린 데이터가 본사 컴퓨터로 입력되고, 출하돼 재고를 관리한다. 또 고객이 마트에서 쇼핑하면 물건을 집어 들었는데 성분 표시나 사용법 등이 너무 작은 글씨로 인쇄돼 읽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해 입력 효율을 높이고, 많은 정보를 근무자나 고객에게 즉시 제공하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평상시 많이 볼 수 있는 바코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바코드(barcode)'는 굵거나 가는 '바(bar)'와 '스페이스(space)' 조합에 의해 숫자 또는 특수 기호를 광학적으로 판독하기 쉽게 부호화한 것이다. 바의 두께와 스페이스의 폭의 비율에 따라 여러 종류 코드 체계가 있다.
바코드는 크게 1차원 바코드와 2차원 바코드로 나눌 수 있다. 1차원 바코드는 바와 스페이스의 조합만을 사용하여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정보의 저장 용량이 제한적이지만, 인식률이 높고 인식 장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1차원 바코드로는 EAN-13, EAN-8, ISBN, UPC 등이 있다. 정보 저장용량은 8~128자다. 2차원 바코드는 바와 스페이스의 조합뿐만 아니라, 바의 모양과 위치를 사용하여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제품 정보, 웹 주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QR 코드, 전자문서, 전자지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2차원 바코드로는 QR 코드, 데이터 매트릭스(Data Matrix), PDF417 등이 있으며, 정보 저장용량은 100~2만자다. 최근에는 바코드 정보 저장 용량과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밀도 바코드, 2D 바코드 고속 인식 기술, 3D 바코드 기술 등 신기술이 등장했다.
이렇게 바코드 자체 기술은 크게 향상됐지만 이를 인식하는 리더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빛을 비춰서 읽는 리더라면 그 효용에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바코드를 동시에 여러 개 스캔할 수 있어야 한다. 창고에 수북이 쌓인 박스를 동시에 스캔 한다면 얼마나 효율이 향상되겠는가. 둘째, 바코드를 스캔 할 때 그 내용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마트에서 고객이 바코드를 스캔해 그 상품 내용을 즉시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셋째, 이러한 개선 작업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야 한다.
바코드 스캐너 대신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바코드를 인식하고, 그 내용이 화면에 나타나게 하면 된다. 또 컴퓨터와의 통신은 와이파이(Wi-Fi)를 사용하므로 추가 네트워크 비용은 발생하지 않고도 통신선이 필요 없는 모바일 환경이 쉽게 구성된다. QR 코드와 같은 방식이다. 여기에 컴퓨터 비전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까지 반영하면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바코드 리더는 제조분야에서는 제품 품질 관리, 유통 분야에서는 재고 관리, 물류 분야에서는 배송 추적, 의료분야에서는 환자 정보 관리, 금융분야에서는 결제 등에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스캔 방식이므로 처리속도가 빠르고, 실시간 제품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할 수 있어서 현장 관리 일대 변화는 물론 직원 근무 만족도 향상과 고객 만족도 향상까지도 기대된다.
이경배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겸임교수 kb.lee@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