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IC 카드 표준 'KLSC' 수년째 개점휴업...글로벌 카드사 '연 1000억원' 수수료 챙겨

게티이미지뱅크(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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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2022년을 목표로 준비했던 한국형 집적회로(IC)카드 독자 표준 '코리아로컬스마트카드(KLSC)' 규격 상용화가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KLSC는 2021년 규격이 완성됐음에도 카드사들의 시험·인증문제, 여신금융협회와 밴(VAN)사간 갈등 등으로 론칭이 지연된 바 있다. 현재 막바지 작업 중임에도 예상치 못한 이슈들이 터지면서 순연이 지속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 IC카드 독자표준 상용화를 앞두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현금자동지급기(CD)간 연동작업이 되지 않고 있어 발목이 잡혔다. KLSC 결제 관련 인프라 구축·개발은 완료된 상태라 언제든지 도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기간 호환작업에 대한 두 진영간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답보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ATM·CD기 호환 업그레이드는 카드가 외에 은행, 기기 제조사 협조가 필수인 데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LSC 브랜드 통일 문제도 난항이다. 사실상 토종 IC카드 표준 1호에 카드업계는 '로컬(Local)' 이라는 문구 삽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입장이 엇갈린다.

KLSC는 한국형 IC카드 표준 규격을 말한다. 현재까지 한국에는 별도의 신용카드독자 규격이 없이 국제표준인 EMV 결제규격을 따라왔다.

해당 규격은 국내 전용 신용카드에 도입예정이다. 그간 국내 카드사는 글로벌 카드사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했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000억원 이상이다. 과거 글로벌 카드사가 독점 지위를 이용한 로열티를 요구하자 국내 카드사는 2011년과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사안을 제소한 사례도 있다.

막대한 로열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 표준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KLSC는 글로벌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EMV 규격을 준용해 기존 단말기 교체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한국형 모바일근거리무선통신(NFC) 규격 '저스터치'와 호환돼 저스터치용 단말기에서 비접촉결제가 가능하다.

앞서 지난해 충돌을 빚었던 밴사와의 KLSC 도입 갈등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해결과제가 남아있어 올해 상용화 가능성 역시 낮다. 여신금융협회가 밴업계에 KLSC 인증 스펙 제공에 따른 지적재산권 동의를 요구한바 있는 데, 밴사들이 이에 불복해 집단행동을 시사하면서 론칭이 지연된 바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적재산권 동의는 글로벌 결제사들과 계약에도 통상 들어가는 문구로, 사실 확인이 되면서 해당 문제는 현재 모두 해소가 된 상태”라며 “밴사들과도 이미 다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