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자산관리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노후 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고갈 앞에 놓인 청년세대와 은퇴 이후 삶을 고민 중인 중장년 세대 모두에게 자산관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초석이다.
쿼터백은 개인과 기관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웰스 테크(Wealth Tech)' 기업이다. 여러 금융 상품을 단순 비교·추천하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의 재무적 고민과 목표를 깊이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 마이데이터 업체 '깃플'을 흡수합병해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쿼터백의 글로벌 투자 노하우와 깃플의 마이데이터 기반 금융 상품 분석 서비스를 결합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장두영 쿼터백 대표는 “전국민이 종합 자산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며 “생애 주기에 맞게 개개인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모든 이용자에게 신뢰받는 건전한 자산관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대담=길재식 디지털금융본부 부국장
-쿼터백은 어떤 기업인가.
▲쿼터백은 2015년 설립된 '웰스 테크(Wealth Tech)' 업체다. '누구나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금융 자문이 필요하다'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산관리 관련 기술 역량을 강화해 오고 있다.
쿼터백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쿼터백자산운용은 최장수 로보어드바이저(RA) 업체로서 글로벌 투자 분야에서 꾸준히 신뢰를 구축해왔다. 미국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로벌 투자 자산을 바탕으로 개인 및 기관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관리 자산 규모는 4440억원에 달한다.
2022년 쿼터백은 은퇴 솔루션 강화를 위해 연금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은퇴 관련 진단부터 자산을 바탕으로 한 인출관리 및 절세안까지 지속적으로 R&D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에는 종합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업체이자 마이데이터 업체인 '깃플'을 흡수합병했다.
-주요 서비스와 사업분야, 올해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기존 쿼터백은 글로벌 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한 운용이 주된 사업이었다. 투자는 물론 중요하지만, 종합 자산관리 측면에서 보면 개인에게 필요한 하나의 영역에 불과하다.
미국의 1987년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가입자 수가 확정급여형(DB)의 가입자수를 넘으며 개인 자산관리 수요가 증가한 것과 같이, 국내도 2019년부터 이미 DC의 가입자 수가 DB의 가입자 수를 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국내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향후 100세 시대 준비를 위해 자산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쿼터백은 고객이 결정하기 어렵고, 선택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재무 관련 부분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마이데이터 기반 종합자산관리 전용 플랫폼인 '베러웰스(Better Wealth)'를 준비 중이다. 주요 타겟은 은퇴 관련 시장이다. 올해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의 비대면 일임이 샌드박스로 가능해진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쿼터백은 꾸준히 성장을 해오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괄목할 점은 마이데이터 업체와 합병을 하며 '종합자산 관리 서비스'로 갈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했다는 것이다. 올해는 그 기반을 가지고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갈 시기라고 생각한다. 혁신금융 서비스, 규제 샌드박스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쿼터백이 보유한 강점은 무엇인가.
▲금융 본질에 대한 이해와 기술 결합이 쿼터백이 보유한 강점이다.
비교나 추천을 통해 비교적 쉽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예금, 대출, 실손 및 자동차 보험 등의 '저관여' 상품과 관련된 온라인 서비스는 이미 빅테크 등을 통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 절세 전략 및 자금 고갈을 늦추기 위한 인출 방안 등 '고관여' 영역은 혼자 결정하기 어렵다. 결정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단순히 상품 비교 등을 통해 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재무적 고민과 목표를 깊이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
지금 대부분 금융 상품이 판매 위주로 돼있다. 하지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개인 행동 기반 자산 관리다. 특정 관점에서 하나의 그림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 데이터를 파악하고 고객 니즈를 알고 생애 주기별로 목표에 맞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쿼터백은 고객의 마이데이터뿐만 아니라 행동재무학을 반영한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행동재무학은 인간이 의사 결정할 때 심리적인 편향을 보이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쿼터백이 새롭게 선보이는 자산관리 플랫폼 '베러웰스'는 자산관리전문가(PB) 등 재무설계사들이 은퇴 설계부터, 은퇴 이후 상속 및 증여까지 금융자문의 가치를 높이는데 도울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측면에서 확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핀테크기업 깃플을 흡수합병했다. 어떤 시너지가 있나.
▲양사 강점을 바탕으로 자산관리 부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깃플은 자체 마이데이터 앱 내에 '펀도라'라는 자문사 전용 플랫폼과 연계해 개인연금 서비스를 운용해오고 있다. 또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V3앱, 서민금융진흥원, 보험대리점(GA)에 제공한 경험이 있어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분석에 강점이 있다.
쿼터백의 글로벌 투자 노하우와 함께 깃플의 마이데이터 기반 고객 종합 자산배분을 결합하면 개별 고객 목적에 적합한 자산배분을 제안할 수 있다. 단순히 예금, 펀드와 ETF로 자산을 분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 내 자산을 현금, 국내 주식, 해외 주식, 국내 채권, 해외 채권 등 상세 분류해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DC와 IRP 계좌 내에서 투자 되는 펀드는 재간접 형태 펀드가 많다. 쿼터백은 이러한 재간접형 펀드의 숨겨진 비용을 찾기 위해 연금 계좌 내 투자 되는 펀드 수수료 분석 등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모든 기능은 투자, 은퇴 설계, 인출, 절세, 상속 증여 등 개인 생애 주기에 따라 발생하는 재무와 관련 복잡한 이슈를 쉽게 풀어내는 데 있다.
이렇게 고도화한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모여 공통된 목표를 위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쿼터백은 합병 후 퇴직연금, 금융공학, 재무학 등 금융 분야의 박사 및 교수 출신과 다양한 분야 금융 전문가들을 모았다. 아울러 수학, 뇌과학, 인공지능(AI) 박사 등 다양한 공학박사들이 모두 모여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라는 목적 한 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기반 맞춤형 종합자산관리를 표방하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실질적 종합 자산관리는 여러 금융상품을 단순히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고도화한 서비스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금, 대출, 실손, 자동차 보험 등은 상대적으로 쉽게 선택이 가능하다. 상품을 결정하는 요인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은퇴 설계, 절세, 투자, 은퇴 계좌 내 인출 전략, 상속 및 증여는 훨씬 결정하기 어렵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쿼터백은 이를 기술로 단순화해 개인들이 금융 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고자 한다. 마이데이터 기술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중장기 사업계획은.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있는가.
▲궁극적으로는 생애 주기에 걸친 모든 재무 관련 솔루션을 자동화해 제공하려 한다. 향후 금융 상품의 종류나 업종 간 구분은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상품을 일회성으로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고객의 목표 달성을 위한 사후 관리를 통해 이들이 더욱 나은 삶을 살게 해주는 '종합금융자문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한다. 고객들이 자산 관리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솔루션과 플랫폼을 지속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은퇴 시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요즘 조기 은퇴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 또 한국 고령화율(65세 이상 비율)은 올 1월 기준 19.1%다. 그러나 은퇴 이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100세 시대에서 은퇴 시장은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열쇠라고 본다.
쿼터백은 오랜 시간 일본 시장을 지켜 봐왔다. 일본은 해외에 익숙한 투자 문화, 보수적인 정보기술(IT) 문화 그리고 개인의 연금 자산 관리 필요성이 높은 특성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은 글로벌 은행들이 가지 못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또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 시 한국이 아시아 내 상대적으로 기회가 더 크다고 본다. 과거 설립한 일본 법인을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투자 및 협업 계획이 있는가.
▲쿼터백은 2022년 16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마케팅 등 비용은 최소화하며 보수적 경영 방침을 유지해 왔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현금으로 런웨이는 충분하다.
다만 전략적 투자자는 언제든 찾고 있다. 웰스 테크 업체로서 기존 전통 금융 업체와의 협업은 필수다. 상장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다만 그 전에 기초 체력을 기르면서 틀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비대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관여하는 대면 채널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비대면과 대면의 과도기에 있는 가운데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비대면과 대면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이다. 디지털의 편리성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해주는 상담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산 상담을 하고 싶은데 단순 화면 만으로 분석을 해준다고 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고관여' 측면에서는 더 그렇다.
또 AI가 과거 모든 데이터를 학습하더라고 복잡한 개인의 자산 관리를 완벽하게 해내기 어렵다. 미국에서 완전 무인으로 했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도 결국은 하이브리드 형태로 바꿨다.
요즘에는 IT 발전으로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대면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다. 모든 절차가 디지털화하더라도 어느정도 사람의 관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쿼터백도 그런 부분을 간과하지 않을 예정이다.
-CEO로서 쿼터백을 어떤 기업으로 만들고 싶은가.
▲금융상품 판매 위주 시장에서 고객 목적에 맞는 '종합 금융 자문' 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앞장서고자 한다. 이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국내에는 은행, 증권, 보험권에 걸쳐 다양한 재무설계사와 PB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이 관리할 수 있는 고객 수는 한정적이다. 이들과의 협업으로 건전한 자산관리 서비스 생태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쿼터백의 솔루션으로 이들이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양질의 금융 자문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러(Better)'는 이러한 측면에서 쿼터백의 신념을 잘 표현하는 단어다. '더욱 나은 가이던스를 제공해 고객의 부를 증식하고, 삶을 개선시킨다'(Better Guidance, Better Wealth, Better Life)는 철학 하에 앞으로도 보폭을 넓혀 나갈 것이다.
◇장두영 대표는···
장두영 쿼터백 대표는 미국 UC 버클리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2005년부터 삼성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기업금융(IB), 리서치 애널리스트, 홀세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2010년부터 홍콩에서 근무하면서 한국 주식 시장 담당 스페셜리스트로서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지의 주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을 관리했다.
2015년 쿼터백 창립 이후, 쿼터백 자산운용 대표를 맡아 맞춤형 투자 엔진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RA) 솔루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관의 자금 운용 및 20여 개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현재는 쿼터백 그룹의 대표를 맡아 마이데이터 업체이자 금융혁신 지정 업체인 깃플과의 흡수 합병을 통해 종합 금융 자문의 대중화를 추진 중이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