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지난해에도 대면 영업 최전선인 지점 수를 큰 폭으로 줄였다. 대면 영업에서 인력을 무인·디지털화 하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지난 해 지점 수를 2736개에서 2643개로 100여개 줄였다. 2020년 초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연간 약 200여개씩 줄여 점포 축소했던 2020년~2022년에 비해 감소세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은행 경우에도 축소 폭이 작을 뿐 사정은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방은행권은 지난해 지점을 641개에서 635개로 축소했다.
축소된 지점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출장소가 메웠다. 전국 시중은행 출장소는 2022년 12월 기준 349개에서 2023년 12월 368개로, 같은 기간 지방은행 출장소는 149개에서 178개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영업점 폐쇄 속도를 늦추기 위해 2021년 3월부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은행은 지점을 폐쇄할 경우 △영향평가 △대체수단 결정·운영 △고객 사전통지 △민원예방과 내부통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존 지점을 출장소로 격하할 경우 따로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출장소는 수신업무와 대출 등 개인여신을 담당하는 영업소로 10명 이상 행원을 투입해야 하는 지점에 비해 30% 수준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올해도 은행 지점 축소 경향은 뚜렷할 전망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부터 강남역, 남부터미널, 논현중앙, 망원역, 분당구미동, 성수IT, 양재역 등 주요 11곳 영업점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충남도청, 서울역환전센터, 홍대입구역환전센터점을 통폐합하고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수도권 영업점 8곳을 4곳으로 합쳤다. NH농협은행은 서울 경동시장지점 등 5곳을 합치거나 없앴다.
은행 관계자는 “지점 축소는 시대상에 따른 것으로, 고객 불편이 없도록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있는 영업점도 빠르게 무인·디지털화로 인력 효율화를 꾀한다. 최근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확산하는 디지털 데스크·AI 행원 등이 대표 사례다. 농협은행은 최근 AI 행원을 전국 1103개 모든 영업점에 배치했다.
은행권 신규인원 채용규모도 줄어드는 추세다. 상반기 신입공채를 시작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50명, 180명 인원을 채용한다. 각각 지난해 250명, 210명에 비해 30% 규모를 가량 줄인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