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교통수단은 운전자나 탑승자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하나의 이동수단에 불과했으나 현재를 비롯해 미래에는 교통수단의 개념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의 활용도는 단순하게 이동을 위한 목적을 넘어 문화공간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창조적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도로는 신뢰의 공간에서 협력의 공간으로 자율의 공간에서 창조의 공간으로 체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도로는 단순한 2차원적·평면적 확대에서 벗어나 지하·하늘공간으로의 3차원적 확장으로 빠르게 변모할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 속도가 빨라지며 각종 도시문제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도시 인프라를 추가하는 대신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저비용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스마트시티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3D 프린팅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건설된 스마트시티 기반시설을 통해 언제·어디서나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도시를 일컫는다.
스마트시티의 하드웨어 인프라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이다. UAM은 도로와 철도, 개인 교통수단과 연계한 교통서비스인 MaaS를 기반으로 스마트시티의 중요한 교통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는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2018년 1월 세종시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시티 국제 인증을 받았다. 2020년 7월에는 스마트시티 조성공사가 착수됐고 2023년부터 주민 입주가 시작되고 있다. 향후 디지털 트윈 도시정책 및 AI 데이터 허브 등 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 융복합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인천의 경우 3기 신도시를 'UAM 특화 스마트시티'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및 다양한 섬으로 구성돼 도심항공교통체계 도입을 위한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영종도는 UAM의 허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인천 계양 신도시에 도심 타입 버티포트가 설립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 추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IoT 센서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도로, 건물, 공공시설 등의 연결이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되며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교통·에너지·환경 측면의 문제 해결 방안을 탐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빌딩, 스마트 라이프 등과 같이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소에 활용한다면 도시의 운영을 최적화하고 시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시티는 시민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나아갈 것으로 판단된다.
스마트시티 인프라 중 하나인 UAM의 발전을 위해서는 안전성·효율성·환경친화성에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 새로운 개념의 재난·재해가 급증하고 있는 현 시대에 발맞춰 안전을 위한 공중교통 규제와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자율비행 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공중교통 네트워크의 밀착 지원 및 스마트 라우팅 등과 같이 기술 발전에 있어 제외시킬 수 없는 효율성 또한 고려해야 한다. 전기 또는 수소 연료셀과 같은 친환경 연료를 채택해 공해를 최소화 하는 환경친화적 요소도 마찬가지다.
향후 UAM은 지속 가능한 도시교통 체계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와 교통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 집단의 역할이 갈수록 중차대해짐을 감안해 산·학·연·민·관 연계를 통한 연구과제 발굴·수행, 신기술 개발, 실용화 및 실증 수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협업 노력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박제진 전남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jinpark@j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