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동아리 등 학생 생활 적극 홍보 나서기도
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맞이를 위한 이색 입학식을 준비해 눈길을 끈다. MZ세대 유행에 맞춰 행사를 기획하는가 하면 대학 공동체로서 소속감 고취를 위한 것 등 그 배경도 다양했다.
강원대는 졸업과 입학식 모두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오는 31일까지 강원대 학생은 메타버스 두리캠퍼스 플랫폼에서 행사를 경험한다. 신입생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모의 수강신청 체험 △장학 제도 안내 △다짐나무 키우기 등 앞으로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부산대는 '입학식이 재미있다'라는 주제로 2024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을 개최했다. 롯데자이언츠 응원단 무대를 시작으로 유명 가수를 초청해 축하공연을 열었다.
원광대도 오리엔테이션 행사로 구성된 입학식을 개최하고 이어 학내에서 단과대학 및 학과 안내 홍보 부스 설치, 동아리연합회 모집 등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기획했다. 오후에는 신입생 환영회 및 총학생회 출범식을 열고 신입생 환영에 맞춰 캠퍼스 분위기에 활기를 더했다.
영산대는 부산 KBS홀에서 신입생 입학식을 열고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태권도학과의 시범단 공연을 시작으로 유학생의 바이올린 연주, 학내 공연팀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총장이 직접 나선 곳도 있다. 김동진 광주대 총장은 입학식에서 교수, 학생들과 함께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부르며 열띤 밴드공연을 펼쳤다. 이후 신입생 장기 자랑, 댄스 동아리 공연 등 신입생 환영 행사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대학들이 이색적인 입학식 행사를 준비한 배경은 무엇보다 기존의 딱딱한 입학식 행사에 변화를 주고 신입생 유행과 흐름에 맞춰 기획하게 된 측면이 크다. 부산대 관계자는 “오랜 시간 비슷한 구성의 졸업식과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해오다 보니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고, 학생들의 흐름이나 요구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지난해 졸업식과 입학식 기획을 위한 TF를 구성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고 학교 본부 차원에서 재미있는 행사의 필요성을 느껴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의 이색 입학식은 학생의 소속감을 심어주기 위한 대학의 묘수도 담겨있다. 대학이 어렵게 학생을 충원했다 하더라도 반수나 편입 등 인재 유출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주요 성과지표의 시계열 추이에 나타난 지방대학 위기의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 사립대 중도 탈락률은 수도권 대학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대학 중도 탈락률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지방 사립대의 중도 탈락률은 0.066, 지방 국·공립대는 0.046, 수도권 대학은 0.044를 기록했다. 지방 사립대의 중도 탈락률이 수도권에 비해 대략 1.5배 높았다. 지방 국·공립대는 신입생 충원율에 있어서는 수도권 대학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16년 이후 수도권과 비교해 중도 탈락률이 높아진 것이다.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대학들이 신입생 모으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했음에도 학생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측면이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모교로서 소속감을 심어주고 대학이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