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곤 디케이 회장 “광주상의에 새 바람…회원 중심 대전환·역동적 리더십 발휘”

31년째 프레스 금형·가전 부품 등 전문 생산업체 운영
광주상의 변화·혁신 갈망하는 지역사회 요구 커 출마
AI 기반 활성화로 새로운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 실현
김보곤 디케이(DK) 회장. (디케이 제공)
김보곤 디케이(DK) 회장. (디케이 제공)

광주상공회의소(광주상의)는 지역 상공인을 대표하는 지역 최고 경제단체다. 2400여 회원사의 권익을 대변하고 기술 및 정보를 제공해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막중한 열할을 담당하고 있다.

광주상의의 제25대 수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20일 치러진다. 광주상의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상근 부회장 추천권과 직원 인사권 등의 권한을 행사한다. 이번 선거는 심각한 후유증을 의식해 추대 형식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18년만의 경선이어서 지역 경제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출사표를 던진 두 후보 모두 제조업체를 이끌고 있지만 이미 제조업과 건설업계의 대결 구도로 양분된 모양새다.

특히 생활 가전 제품 등 '찐' 제조업계를 자처하는 김보곤 디케이(DK) 회장이 9년간 이어온 건설업계를 제치고 회장직에 오를지가 관심사다.

김보곤 회장은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상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며 “과거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광주경제를 역동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상의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새롭고 유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소통과 변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새로운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을 약속했다. 김 회장이 걸어온 전자부품 제조업계의 발자취와 사회적 활동, 광주상의 회장 출마 각오 등을 들어본다.

-디케이는 어떤 회사인가.

▲1993년 설립한 금형 프레스 업체인 대광산업이 모태다. 대광산업은 탄탄한 기술력을 토대로 설립 1년 후인 1994년 5월 삼성광주공장 1차 협력업체로 등록한다. 광주시로부터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1995년 8월 디케이(DK)산업으로 법인명을 전환하고 2000년 12월 벤처기업으로 등록했다. 이듬해 7월에는 국내 전자기업의 해외 진출에 맞춰 태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프레스 금형, 가전 부품,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했다. 2003년 9월 도시바 태국(세탁기-냉장고 부문) 협력사로 등록되는 등 해외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 피스템코라는 최신 설비를 갖춘 금형전문 자회사를 설립, 금형산업의 고품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광주 평동산단과 하남공단, 태국 촌부리에 해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았으며 공기 살균 청정기, 제습기, 청소기, 가습기 등 소형 생활가전 제품을 고객 주문형으로 다양하게 제조하고 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2012년 '디에떼(d'ete)'라는 자체브랜드로 제습기를 출시해 생활가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공기청정기(2015년)와 레인지 후드(2017년)를 잇따라 내놨다. 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은 제습기는 음이온 발생, 풍량 조절 등의 기능을 갖춰 제품 출시 2년 만에 우수디자인(GD), 한국형 히든챔피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등을 잇따라 수상했다. 4단계 청정 필터를 사용한 벽걸이 공기청정기는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 '브랜드 K'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8년 출시한 '미니에어 DK'는 자외선(UV) 살균 방식 공기청정 기능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더한 틈새시장 공략 제품이다. 현재 공기청정기 등 3가지 품목 15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LG, 소니, 도시바 등 세계적 기업 11곳의 당당한 기술 파트너로 성장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방문했는데.

▲이 회장의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협력사와의 '동행' 철학의 첫 방문지였다는 점에서 무한한 자긍심과 동시와 책임감을 느낀다. 디케이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30년간 함께 일해왔다. 냉장고와 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의 철판 가공품과 김치냉장고용 메탈 김치통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가전사업의 핵심 협력사다.

삼성전자와 함께 △2013년 냉장고 철판 두께의 획기적인 축소 △2015년 김치냉장고용 메탈 김치통 도입 △2017년 수십 만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은 무풍에어컨 타공 기술 등을 협업하며 가전제품 기술을 끌어올렸다. 앞으로도 삼성전자 협력회사 협의회 회원사로 협력회사를 대표해 삼성전자와 상생을 위한 소통의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김보곤 디케이 회장이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보곤 디케이 회장이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기청정살균기 등 자체 생활가전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광촉매 살균기술을 통해 공기 중의 코로나 바이러스, RNA(리보핵산) 바이러스, 메르스, 사스 등의 바이러스와 각종 부유세균을 99.9% 제거할 수 있다. 정부출연기관의 특허기술로 한국공기청정협회,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공인시험기관으로부터 안정성과 청정·살균기능 효과를 검증했다. 특히 광주시가 지역 중소가전제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 개발한 광주 공동브랜드 '지엘(GIEL)'에 선정됐다.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가 운영하는 'CES 2023' 광주 공동브랜드 홍보관에도 참가해 큰 관심을 받았다. 황사와 미세먼지, 코로나 19 등으로 소비자들의 공기질 개선 욕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중점 사업과 중장기 방향은.

▲국내 최고의 스마트 에어가전을 이끄는 생활가전 부품 및 정밀금형 개발 전문 기업을 넘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전문화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에어가전에 필요한 인공지능(AI) 등 획기적인 기술력을 담아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 방침이다. 매년 매출 중 5% 이상을 연구개발(R&D)비로 쓰고 있다.

또 한국광기술원, 광주테크노파크 등 전문 연구기관과 기업이 함께 연구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화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금형부문은 유럽과 북미시장 중심으로, 에어가전 분야는 동남아 및 중국시장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최근 대외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

▲국제로터리 3710지구 총재를 지냈으며 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사장, 광주상의 부회장, 광주 광산구자원봉사센터 이사장, 공기산업진흥회장, 한국발명진흥회 광주지회장, 광주평동산단협의회장, 용아기념사업회 이사장, 사단법인 대동문화재단 수석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거나 맡고 있다. 은탑산업훈장(2017년)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광주아너소사어티 170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광주상의 회장 출마 출마 동기는.

▲그동안 광주상의가 지역의 대표적인 상공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야 되는데 사실 그러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광주상의가 전체 회원을 아우르고 대변해야 하는 데 소수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장만 있지 회원이 없다'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지금이라도 자성하고 광주상의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회원과 지역경제계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회원이 중심이 되는 광주상의를 만들고 싶다. 소통과 화합, 섬김의 새롭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광주경제의 새로운 대전환을 위해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주요 공약은.

▲광주시·전남도 등 유관기관과 경제거버넌스를 구축해 혁신도시의 활성화, 군공항이전 등 주요 현안을 힘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AI산업 기반을 활성화해 새로운 지역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광주상의 내 일자리총괄본부와 기업지원통합민원센터 등 산업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일자리 플랫폼을 만들겠다. 회원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회비 납부액의 80% 이상이 페이백 될 수 있는 사업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수익사업 다변화를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할 방침이다.

회원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업종 및 세대간 소통의 문화를 조성하며 노사대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다양한 업종이 참여하고 융합할 수 있는 상의 운영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생산적인 운영시스템을 정착시키고 회계투명성과 함께 요즘의 화두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바탕으로 진취적이고 스마트한 조직으로 변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불협화음을 종식시키고 역동적인 리더십과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해 광주상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회원사 및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25대 광주상의 회장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위기 극복과 지역 산업의 활력 회복을 위해 지역 상공인의 뜻을 한 데 모아야 한다. 평소 인간존중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소통과 화합', '시대를 선도하는 운영'을 통해 광주상의의 단결을 이루고자 한다. '회원이 주인이 되는 회원 중심'의 광주상의를 만들고 소통채널을 확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사 결정에 적극 반영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할 생각이다. '세대와 업종을 아우르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 원로 선배 기업인이 존경 받고, 젊은 2세 경영인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면서 모든 업종이 융합해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 사람을 존중하고 그 존중하는 마음을 통한 정도 경영으로 가치를 혁신해 지역 경제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가 잘 사는 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뛰고 또 뛰도록 하겠다.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광주상의 회장 선거는

광주상의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한다. 회장 선출권을 행사하는 80명의 일반의원(대의원)과 12명의 특별의원(상공업 비영리 법인, 단체)을 먼저 뽑고 92명의 대의원이 20일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과반수인 47명을 확보해야 당선된다.

광주상의 회장 선거는 회비 납부 금액에 따라 선거권이 차등적으로 주어지는 구조다. 회비에 따라 1표(50만원)에서 최대 30표(8500만원 이상)까지 차등을 둔다. 최근 3년 치 회비를 완납하면 투표권(선거권)과 출마가 가능한 피선거권을 준다. 회비를 기준으로 100만원 이하 1표, 1000만원 이하 10표, 4000만원 이하 20표, 5000만원 이하 22표, 8500만원을 넘으면 최대 30표를 준다. 여기에 특별회비 200만원을 내면 1표씩을 추가로 준다.

광주상의가 지난달 3년간 회비납부를 마감한 결과 전체 회원 2400여개의 24%인 575개 사가 회장 선거에 투표할 3304개의 선거권을 확보했다. 총 12명을 선출하는 특별의원 선거에는 42개 기관 및 단체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특별의원을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광주상의는 2000년대 들어 20~21대를 지낸 박흥석 럭키산업 회장을 제외하고 건설업계에서 회장을 맡아왔다. 17~19대(2002~2007년) 마형렬 남양건설 회장, 19~20대(2008~2009년) 이승기 삼능건설 회장, 22대(2015~2018년)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에 이어 현재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23~24대(2018~2024)를 연임 중이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