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웨어러블 및 임플란터블 기기, 의료기기, 로보틱스 등 분야에 활용될 전자잉크 기술이 개발됐다. 체온에 따라 부드럽게 변해 인체친화적이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정재웅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스티브박 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인체 친화적 바이오 전자소자 구현을 가능케 하는 액체금속 기반 전자잉크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기존 의료기기는 딱딱한 형태일 경우 피부와의 강성도 차이로 부착 시 불편함을 야기하고 조직 삽입 시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유연 의료기기는 이질감 없이 사용 가능하지만 정교하게 다뤄 인체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상온에서는 단단하고 피부 부착, 조직 이식 후에는 부드럽게 변하는 전자 회로 제작의 길을 찾았다.
핵심 소재인 갈륨은 금속이지만 녹는 점이 미온(29.76도)이어서 쉽게 고체·액체 간 상태 변화가 가능하다. 전기전도성이 뛰어나고 무독성이다. 연구팀은 또 기존 갈륨의 높은 표면장력과 낮은 점도 문제를 해결, 고해상도 프린팅 가능 전자잉크를 구현했다.
개발 잉크는 뛰어난 가변 강성률, 빠른 강성 변화, 높은 열전도율, 우수한 전기전도성을 가진다. 3D 프린팅 사용자 맞춤형 전자소자 제작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초박막 광 혈류측정 전자 피부센서와 무선 광전자 임플란트 장치를 제작했다. 상온(25도)에서는 딱딱해 다루기 쉬운 반면, 체온(~36.7도)에 선 부드럽게 변해 조직 변형에 순응하며 안정적으로 동작했다. 사용 후 제거 시 다시 딱딱해져 재사용도 용이하다.
정재웅 교수는 “기계적 특성 변환이 필요한 다목적 전자기기, 센서, 로봇 기술뿐만 아니라 의료 기기 분야에서 기존 고정 형태 전자기기 한계를 극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아 KAIST 신소재공학부 학사과정, 이시목 전기 및 전자공학부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28일자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