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앞세워 세계 AI 시장을 장악한 미국에 대응해 중국이 'AI+ 행동'으로 불리는 AI 산업 육성책을 가동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보고한 올해 업무보고서 내 '디지털 경제 혁신 발전' 항목에서 “디지털 산업화, 산업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고 디지털 기술과 실물 경제의 심도 있는 융합을 촉진할 것”이라며 “빅데이터, AI 등 연구·응용을 심화하고, 'AI+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0년대 인터넷을 산업 전 영역으로 확장하는 '인터넷+'라는 개념을 사용한 적이 있다. 'AI+ 행동' 개념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혁신 촉진, 고용 확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지지한다”며 “데이터 기초 체계를 완비해 데이터 개발, 유통, 사용을 추진하고, 조속히 전국 일체화 컴퓨팅 체계를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AI+ 행동은 미·중 간 AI 기술 격차가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미래 전략산업 판도를 좌우할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대중국 제재망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칩 분야에서 독보적인 엔비디아는 A100·H100 등 고사양 칩의 대중 수출을 막았다. 최근 들어서는 저사양 칩으로 통제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중국 AI 개발 기업들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 과정에서 컴퓨팅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빅테크 단속이 중국 AI 산업 발달을 지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지난 2020년 중국 최대 거부이던 마윈이 이끄는 알리바바를 비롯해서 텐센트 등 인터넷 공룡 기업을 압박했다. 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당시 마윈은 정부 당국의 금융 규제를 비판해 눈 밖에 났다.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AI 산업 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중국이 미국과 AI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유사한 AI 투자 모델 채택, 중국 대기업과 핵심 연구 기관 간 협업 강화, AI 모델에 관한 국가 단위 오픈소스 프로젝트 구축 등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