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자외선 영역에서 사용 가능한 메타렌즈 양산 기술 개발

국내 연구팀이 자외선의 광학적 특성을 제어하는 메타렌즈 제작 공정을 개발했다. 다양한 산업영역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텍(POSTECH)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와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김예슬 씨가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팀과 함께 자외선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면적 메타렌즈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메타렌즈(metalens)는 나노미터 크기 패턴이나 구조물을 렌즈 표면에 가공해 빛의 특성을 제어한다. 기존 렌즈 두께를 1만 배 줄일 수 있어 체내 삽입하는 의료 기기나 웨어러블기기 분야에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이를 큰 면적으로 대량 생산해 상용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김예슬 씨.
왼쪽부터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김예슬 씨.

하지만 자외선 영역의 빛은 에너지 준위가 높아 대부분의 물질에 흡수되며, 파장이 짧아 같은 면적이더라도 더 많은 구조체가 필요하다. 또 가시광선이나 적외선과 달리 자외선 영역에서 투명한 소재가 많지 않아 그동안 자외선용 대면적 메타렌즈를 생산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나노 공정 기술의 한계로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된 자외선용 메타렌즈는 대부분 500㎛(마이크로미터) 이하다.

대량생산된 자외선 메타렌즈(왼쪽)와 고굴절률막의 원자층 증착을 통한 효율 증폭 관련 이미지(오른쪽)
대량생산된 자외선 메타렌즈(왼쪽)와 고굴절률막의 원자층 증착을 통한 효율 증폭 관련 이미지(오른쪽)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전교선 박사팀과 협업해 가시광선용 메타렌즈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해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논문을 게재한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외선 영역에서 투명한 지르코늄 옥사이드(ZrO2) 물질에 이 공정을 결합함으로써 1㎝(센티미터) 크기 메타렌즈를 웨이퍼 단위로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공정은 도장을 찍듯 패턴을 새기는 나노 임프린트 공정으로 기존보다 2만 배 더 큰 수백 개의 메타렌즈를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노준석 교수는 “탁월한 광 조절 능력을 가진 메타렌즈를 자외선 영역에서 대면적으로 구현한 연구는 처음”이라며, “추후 연구를 통해 반도체 검사장비 등의 산업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Project,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아사업, RLRC지역선도선도연구센터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머티리얼즈 투데이'에 실렸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