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7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정호영 전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이어 3년간 협회 회장으로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최주선 신임 회장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최고 실적을 이끈 경영자다. 서울대학교와 KAIST에서 전자공학을 배우고, 삼성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맡으며 사업을 성장시켰다.
탄탄한 실력 때문일까. 그는 자신감이 넘치면서 적극적인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갖고, 목표를 정하면 공격적인 실행에 나선다는 평가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단행한 8.6세대 OLED 투자와 누구도 꺼내지 않았던 BOE와의 소송,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시도에도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신임 회장에 기대와 동시에 부담을 안기는 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이 풍전등화와 같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4년 일본을 제치고 17년간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LCD를 육성한 중국에 밀려났다.
중국은 LCD에 이어 한국이 선도 중인 OLED마저 노리고 있다. LCD를 장악했던 그 전술 그대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삼성·LG의 텃밭을 밀고 들어오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SCC는 지난해 4분기 폴더블 패널에서 BOE가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출하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그 자체 위기로 끝나지 않는다. 세계 시장 1위인 삼성 TV는 지금 대형 패널이 부족하다. LCD를 내재화해 소니를 제치고 TV 시장 1위까지 올랐지만 중국과의 경쟁에 LCD를 철수하며 대형 패널을 중국 등 대외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LCD를 대신하기 위해 마이크로 LED, QD-OLED 등을 준비했지만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변곡점에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구매하는 것처럼, 국내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추진해서 다시 세계 시장을 주도할 정도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완성품 업체와 디스플레이 업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업체간 협력도 못 할 게 없다. 경계를 지을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마이크로 OLED(OLEDoS)는 꺼진 불인 줄 알았던 소니가 먼저 시작했다. 한국디스플레이 산업의 재 도약을 목표로 업계가 힘을 더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