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이하 AC) 사업은 극초기 스타트업을 보육하고 투자하는 사회적 기능이 매우 크지만 그간 목소리는 효율적으로 전파되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목소리가 양분된 부분도 한몫을 차치한다. 2017년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가 초대 이준배 회장, 3대 신진오 회장을 중심으로 설립됐고 2020년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가 초대 이용관 회장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이들 모두 초기 업계를 위한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양 협회를 설립했고, 업계를 위해 각자의 큰 역할을 했다.
지난 7일 오전 9시 30분 양 협회는 통합합의서에 날인했다. 개인적으로 통합에는 이용관 회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이 회장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이날 통합 합의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통합합의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세계 창업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스타트업에 초기부터 마중물을 공급하고 이들을 육성하며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이익구조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공공·민간 초기 투자자 및 액셀러레이터들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와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는 조직의 통합을 통해 스타트업 초기 투자 생태계를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쓸 것이다. 이번 양대 협회의 통합은 이후 전체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전반의 통합 물결의 시발점이 될 것이고 더 나은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을 통해 청년 세대의 희망적인 창업 물결과 전 사회적인 기술혁신의 밑바탕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을 다짐한다. (중략)”
같은 날 협회 첫 기자간담회가 11시부터 열렸다. 기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협회의 통합이었고 10개 분과를 맡은 부회장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이 있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밝혔지만 통합협회는 초기투자기관협회 임원진을 통합해 재조직화하기 위해 추가 분과를 만들어 협회 기능을 보강할 것이다. 공공·민간 초기투자자 역시 AC이고, 실제 AC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분과 등이 강화될 것이다.
양 협회 모두 중소벤처기업부가 허가한 민간협회이고 AC라이선스 즉 창업기획자 인증받은 기업이 주축을 이룬다. 협회 통합 이후 AC 관련 타 기관에 배정된 업무를 AC협회 이관에 대해 중기부에 건의할 시점이 됐다. 기자간담회 전날인 6일 이지호 중기부 투자관리감독과장에게 양대 협회 통합 이후 현재 창업진흥원이 담당하고 있는 창업기획자 등록을 위한 서류 검증·관리 업무 및 전문인력 자격인증 업무와 엔젤투자협회가 담당하고 있는 AC 개인투자조합 관리 업무의 AC협회 이관을 공식 건의했다.
이 업무가 이관돼야만 AC 사업활동 리스크를 줄이고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민간 컨트롤타워 역할이 가능하다. 이날 업계의 가장 절실한 문제인 개인투자조합 운영 리스크에 대한 두 가지 해결방안에 대한 건의도 있었다. 개인투자조합의 분산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모태펀드 확대와 추가 출자자의 세제혜택 모호성 개선을 건의했다.
모태펀드는 중기부 외에도 농식품부, 문제부, 해수부 등 많은 부처에서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 문제부와 해수부는 AC향 모태펀드가 작년, 올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작년이어 올해도 아직 모태펀드에 AC향 펀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음주는 농식품부에 관련 사항을 1차로 전달할 계획이다. 또 중기부를 제외한 전 부처는 아직 AC향 벤처투자조합 모태펀드만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개인투자조합까지 확대되도록 부처별 건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 외 글로벌 활동으로서 협회의 중국 상하이 거점 구축에 대한 논의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대기업과 협회 차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 확장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 glory@cntt.co.kr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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