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나노텍이 열이 아닌 빛으로 이차전지 전극을 건조시키는 신개념 장비를 개발했다.
나래나노텍은 광(光) 건조 방식 코터(Coater)와 건조로(Dryer)로 구성된 이차전지 장비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코터는 배터리를 만들 때 양극과 음극 슬러리를 전극에 얇게 코팅하는 장비다. 이후 건조 과정을 거쳐 수분을 제거한다.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이 물과 반응하면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차전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조가 매우 중요하다.
나래나노텍은 광 건조 방식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기존 건조 공정은 100도 이상의 오븐에 넣어 수분을 없애는 열풍 건조 방식이었다. 나래나노텍은 열 대신 고압 제논 가스를 전기에 통과시켜 빛을 내는 '제논' 광으로 전극을 건조시킨다.
회사는 제논 광이 건조 효율을 개선, 건조 속도가 기존 장비 대비 4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건조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에 배터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나래나노텍은 업계 처음으로 광 건조 방식을 이차전지 제조 공정에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김추호 나래나노텍 연구소장(부사장)은 “광 건조 방식 건조는 제논 광 제어기 가격이 높고 부피가 크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상용화가 어려웠다”며 “나래나노텍은 한국전기연구원과 협력해 핵심 설비를 내재화, 기술 난제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성 향상으로 코터 건조로 길이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열풍 방식 건조로 길이는 80미터(m) 수준인데, 나래나노텍 장비의 건조로는 약 36m로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나래나노텍은 이 장비를 국내 이차전지 기업에 공급하기 위해 양산성 검증과 공정 개발 평가를 진행 중이다. 장비 데모 라인을 용인 본사에 구축,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신개념 건조공정 장비를 앞세워 신성장 동력인 이차전지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는 나래나노텍 매출 가운데 80% 이상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배터리 장비 공급을 확대해 사업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장동원 나래나노텍 대표는 “올해 이차전지 장비 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장비 공급을 지속 확대, 내년에는 이차전지 부문이 사업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용인(경기)=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