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생성형 AI열풍, 지식경영을 통한 인력문제 해결 기회로 활용

우리나라 산업전망을 예측할 때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의 감소가 매우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력문제에 있어서 개별 기업입장에서는 인력 이직이나 휴직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도 인력부족 이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다. 이직률 증가 기본원인이 시장의 공급부족과 근로자의 일에 대한 태도변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직률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에도 코로나 이후 직장인들의 퇴사율이 코로나 이전 20년간의 최대 퇴사율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에서 벗어나면서 구인 건수가 치솟은 것이 주요 요인이지만, 팬데믹이라는 사회적 변혁을 겪으면서 근로자의 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일어난 영향도 주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직업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일본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퇴직과 인구감소가 맞물리는 상황에 평균 근로시간의 감소라는 사회적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심화된 인력난이 이직률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향후 20년간 24%에 달하는 생산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이러한 급격한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부족과 이직률 증가는 기업에 이중의 부담을 지우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소기업의 경우는 그 리스크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하여 직원 개개인들의 업무 프로세스와 지식이 조직의 지식으로 데이터화되고 축적,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지식이나 노하우를 조직 내부의 지식으로 축적하고 공유해 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경영방식은 2000년대에 지식경영이라는 이론으로 우량기업이 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식경영의 핵심인 업무지식의 축적, 공유라는 부분이 기업업무 전반에서 보편적으로 동작될 수 있다면 이직 등으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식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개인들의 체계적인 지식 축적방식과 더불어 축적된 정보의 공유를 위한 방법과 도구가 중요한 요소였다. 업무지식의 공유가 상당부분 언어의 이해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생성형AI의 발전은 업무지식 축적, 공유부분에 혁신적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생성형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지식경영이 인력이동 등으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에 대한 실효성있는 대안이 될 가능성을 높혀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기업들은 생성형 AI활용에 대한 관점을 특정부분의 문제해결을 넘어서 조직전체의 지식 축적, 공유수단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업에서 지식경영이 실효성있게 동작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지식관리시스템의 개념과 생성형AI의 복합적인 활용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지식관리시스템은 업무지식을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것은 용이하나 지식을 공유하는 측면에서는 불편한 부분이 있으며 지식공유라는 부분을 포함시키기 위해 시스템이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생성형 AI는 지식근로자의 업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자연어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지식공유에 매우 효과적인 대화형 인터페이스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업무에 활용을 위해서는 생성형AI의 결과에 대한 근거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근거검증의 원천데이터가 되는 지식관리시스템과 생성형AI는 병행돼야 할 것이다. 이 경우 공유의 기능을 생성형 AI와의 결합으로 해결한다면 지식관리시스템은 기존의 구조보다 매우 경량화된 구조로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데이터 문제해결은행 상황별 기업지원 예시
데이터 문제해결은행 상황별 기업지원 예시

비용이나 기술성숙도, 기업의 도입방식에 대한 다양성등을 고려할 때 기업에서 생성형AI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데는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력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또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향상을 위해 기업에서 체계적인 업무 지식의 데이터화를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조직원 개개인의 업무 데이터의 축적은 시간을 놓치면 되돌릴 수 없으며 생성형 AI 도입시점에 의미있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축적된 업무 데이터의 양과 질이 그 성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업무지식의 데이터화와 축적의 방식은 생성형AI가 결합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또한 생성형AI 결합시 효과성이 증대될 수 있는 형태로 관리돼야 할 것이다. 업무지식의 데이터화가 실제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직전체 차원에서의 업무 프로세스 구조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업무의 구조화와 병행된 지식의 축적은 생성형 AI도입 이전에도 기업의 효율성을 향상에 기여할 수 있으며 구조적으로 세분화되어 축적된 업무지식은 생성형 AI에 적용되었을 때 더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리스크는 대기업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 적은 인원 내에서의 이탈이 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대기업보다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 인력리스크가 지금보다도 심화된다면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차원에서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데이터, AI 활용 및 자동화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업무지식 데이터화와 생성형 AI도입 등을 통해 인력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인력 리스크 대비를 위한 업무지식의 데이터화나 생성형AI 도입이 중소기업에 절실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있다. 중소기업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시간적,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 중소기업이 업무지식 데이터화나 생성형AI 도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동종산업, 동종 규모 기업에서 적용된 명확한 사례와 적용을 통한 효과에 대한 실증 사례를 토대로 투자대비 효과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국가적으로 다양한 산업과 다양한 규모의 사업장에서 업무지식의 데이터화 사례, 업무지식과 생성형AI 융합 사례등 다양한 사례를 발굴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발굴된 사례들을 축적해 동종업계, 동종규모의 중소기업들에 빠르게 확산시키는 노력도 진행돼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인력리스크 대비를 위한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수의 99%이상을 차지하는 다양한 산업의 중소기업들이 자신들의 업무 지식을 생성형 AI에 결합하기 적합한 방식으로 데이터화하는 것은 개별기업의 경쟁력과 리스크 대응을 넘어 우리나라의 산업특화 AI경쟁력을 만들어줄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담아, 우리 진흥원은 중소기업들의 데이터 활용사례를 구축·전파하고자 한다. 그간 데이터 바우처 사업을 통해 축적된 만여개의 데이터 활용사례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 문제해결은행' 사업을 기획·운영 중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같은 업종·규모의 사업자가 효과를 본 사례를 동일 업종 사업자들에 적용하여 빠르게 확산코자 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바우처를 통해 사례를 만들고 그것을 문제해결은행이라는 플랫폼에 축적하고 동일업종·기업들에 상황별 맞춤형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확산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 향후에는, 중소기업의 업무지식 데이터화, 생성형AI 적용 사례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윤혜정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K-DATA) / yunhj@kdata.or.kr

〈필자 〉KT 빅데이터산업지원단장(전무)과 KTDS 신사업수행총괄(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30년간 KT에 몸담으며 데이터 관련 사업을 총괄했다. 아울러, 공공데이터 전략위원 등공공분야 데이터 정책 수립 및 방향도 함께 제시해왔다. 공공·민간을 아우르는 데이터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2021년 11월 제5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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