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전환에 속도…與 '2톱 유력' vs 野 '3톱 확정'

4·10 총선을 한달 앞두고 지역구 공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여야가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공천 잡음이 더 심했던 민주당은 3톱 체제의 매머드급 선대위 출범에 먼저 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은 늦어도 다음주 초 선대위 발대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11일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상임고문,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3인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공천 과정에서 극에 달한 계파갈등을 수습하고 정권견제론을 부각할 수 있는 인물로 구성했다는 평가다.

선대위 명칭은 '정권심판 국민승리 선거대책위원회'로 정했다.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의원은 “민주당에 요구되는 혁신과 통합, 국민 참여와 이번 총선의 성격인 심판, 이 네 가지 성격을 담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통합 공동선대위원장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과 홍익표 원내대표가, 정권 심판 공동선대위원장에는 백범 김구 증손자인 김용만 영입인재와 이소영 의원(경기 의왕), 김용민 의원(경기 남양주병)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르면 12일, 늦어도 13일에 선대위를 출범해 총선 모드에 돌입할 전망이다.

국민의힘도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낸다. 현재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원톱 체제'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투톱 체제' △한 위원장과 인요한 전 위원장이 각각 국민의힘과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를 이끄는 '투톱 체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이 선거를 지휘하기 위해 불려나온 당대표”라고 강조하며 원톱 선대위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면 민주당의 공동 선대위 체제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는 다수의 재판에 참석해야하니 바쁘지 않겠나, 혼자서 선거 지휘를 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실제 당 내부에서도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원보이스'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위원장께서 잘 이끌어왔기 때문에 선대위체제로 그대로 이어 가는 게 낫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며 “투톱 이상으로 하면 더 리스크(위험)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과 윤 대표의 투톱 체제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계속해서 선거 지원 유세를 돌면서 외부를 뛰어야 하는 만큼, 내부 살림을 맡을 사람도 필요하다”며 “윤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만큼 내부 이슈를 잘 챙길 수 있어 투톱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고동진(서울 강남병), 윤희숙(중성동갑), 이상민(대전 유성을) 후보 등을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