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의 소스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와 경영진이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한 지 10여일 만이다.
머스크 CEO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주 xAI가 그록을 오픈소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xAI는 머스크가 지난해 7월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그록은 xAI가 개발한 AI 챗봇으로 오픈AI 챗GPT의 대항마다.
그록의 소스를 공개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머스크 CEO의 생각이다.
그록의 소스 공개는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를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 오픈AI와 샘 올트먼, 공동 창업자인 그레그 브록먼을 상대로 영리사업을 중단하고 A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그는 2015년 샘 올트먼, 그레그 브록먼과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는 비영리 연구소를 만들기로 합의했다면서 이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세계와 공유하는 것이 핵심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머스크의 오픈소스화는 상업적인 목적을 내포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록의 어떤 부분이 무료로 공개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오픈 소스 버전은 개발자와 잠재고객이 모델을 테스트해보고자 하는 경우 빨리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상업 모델의) 마케팅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개발자 커뮤니티의 그록에 대한 피드백과 개선사항 등은 xAI의 새 버전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가 AI모델의 오픈소스 버전을 출시하면서 유료 모델을 선보였고, 메타(옛 페이스북)도 자사 언어모델을 오픈소스로 출시한 것을 예로 들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