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코아가 하이리튬망간(HLM) 양극재를 2026년 양산하고,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추진한다.
유미코아에서 아시아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루 준동 사장은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천안 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한국 법인 인원을 늘리는 등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본사가 벨기에인 유미코아는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으로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서는 양극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적인 양극재 제조사로, 아시아에는 국내 천안과 중국 장먼시에 양극재 공장을 운영 중이다.
유미코아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적용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는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차세대 양극재인 HLM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 사장은 HLM 양극재에 대해 “고전압용 미드니켈과 유사한 전압을 내면서 고용량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NCM보다는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며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중저가 차종에 적합할 것이며, 유럽과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HLM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배터리 셀 제조사와 함께 기술적 허들을 넘어 2026년부터 양산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유미코아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출시하지 않는 대신 HLM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HLM 양극재 에너지 밀도가 LFP보다 30% 높고, 재활용도 가능해 시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음극재 신사업도 추진한다. 음극재 소재로 흑연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용량이 높은 실리콘으로 대체하면 충전 속도를 단축하고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유미코아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기반 차세대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루 사장은 “배터리용 SiC에 중점을 두고 차세대 음극재를 개발 중”이라며 “아직 사업화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R&D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미코아는 한국 투자도 강화한다. 천안 공장 양극재 생산 규모는 전기차 5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인 데,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장할 예정이다. 앞서 부트 기요트 유미코아 부회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국내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루 사장은 “증설을 위한 예산은 이미 승인을 받았고 현재 집행 중”이라며 “국내 법인에 1000명 정도의 임직원이 근무 중으로 해마다 100~200명을 채용했고, 앞으로도 숫자를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유미코아 배터리 소재 매출 전망치를 약 6억~7억유로(8600억~1조원)로 제시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사회적 책임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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