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과 졸업해서 취업해봤자 별다른 전망도 비전도 없어요. 서울 상위권 대학 문과 친구들은 로스쿨, 회계사(CPA), 노무사 시험 준비를 하는 추세에요. 법학적성시험(LEET) 시험은 한 번씩 보는 분위기죠.” 로스쿨 진학을 고민 중인 직장인 A씨는 최근 대학 후배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졸업 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 출신이 전문직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로스쿨 합격자 출신학과를 분석하면, 인문계열 비중이 5년 평균 75%로 압도적으로 높다.
2020년 74.9%, 2021년 76.7%로 정점을 찍었다 2022년 72.3%로 하락했다. 2023년 75.1%, 2024년 75.3%로 다시 상승했다. 자연 계열은 5년 평균 13.6%, 사범대는 5.5%에 그친다.
올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로스쿨 합격자 출신학과는 경영학과, 경제학과, 정치외교학과가 상위 3개 학과를 차지한다. 서울대는 경영학과가 18.4%로 가장 많고 경제학과 15.1%, 정치외교학과 12.5% 순이다. 연세대는 경영학과가 18.7%, 경제학과 13.8%, 정치학과 10.6%다. 고려대는 사회계열이 24.6%, 인문계열 19.7%, 경제 16.4%, 경영 14.8%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로스쿨 관계자는 “이공·자연계열 학생은 인문계열 학생보다 취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해 굳이 로스쿨에 관심 가질 이유가 없다”며 “논리력 등을 평가하는 LEET 시험이 인문계 학생에게 좀 맞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요즘은 이과는 의대, 문과는 변호사나 회계사 등 자격증이 우선”이라며 “리트 시험을 봐서 괜찮으면 로스쿨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아니면 CPA로 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문과 최상위권 학생들은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는 학생이 많다”며 “문과 학생들은 실제 로스쿨 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학교나 학과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