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에 이어 전자주주총회 도입이 추진되며 오프라인 기반 주총이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주총 문화가 확산될 지 주목된다.
전자주총은 오프라인 소집지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주주총회 소집통지, 공고, 의결권 행사, 의사진행 절차가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주주가 오프라인 주총 현장을 찾고 싶어도 시간 부족이나 물리적 거리로 찾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용이해진다. 기업도 주총 개최를 위해 주주에게 오프라인으로 우편물을 발송해 고지하는 등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반면, 디지털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고령층의 경우 전자주총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 접근성 제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김배정 한국법학원 연구위원은 '전자주주총회의 도입과 운영에 관한 연구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은 주주 권리보호와 회사경영 전반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위해 의결권 행사 전반에 전자화 도입을 권고했고, 일본도 전자주총 개최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제적 변화와 주총 운영방식 변화 필요성을 고려해 제도 개선방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주의 의사결정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는 2010년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정기주총 기준으로 858개 기업이 예탁원의 전자투표시스템 'K보트(K-VOTE)를 이용했다. 예탁원 이외에 증권사 등에서도 기업에 전자투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준 예탁결제원의 K보트를 이용한 전자투표 행사율은 역대 최고치인 10.21%였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우체국예금·보험에 이르는 국내 4대 연기금이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삼성증권 '온라인 주총장' 서비스는 민간 전자투표 서비스 중 계약 기업이 가장 많다. 삼성증권의 온라인 주총장은 2020년 280개사에서 2023년 820개사로 늘었다. 올해는 이달 기준으로 900여개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법무부는 지난해 말 완전전자주총과 온·오프라인 병행 전자주총 허용을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예탁결제원은 오는 2026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올해 전자주총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국내 일부 기업은 온라인으로 주총 현장을 생중계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주총을 운영하고 있다. 현행법상 온라인 투표가 아직 인정되지 않는 만큼 온라인 주총 참가자는 사전에 전자투표를 하거나 의결권 대리행사를 신청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참여 주주 대상으로 사전 질문도 접수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