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이 프리미엄 신용카드 '렉스(REX)'의 약관을 개정하며 주요 부가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축소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카드는 높은 연회비를 부과하는 대신 PP카드(Priority Pass Card)를 함께 제공해 고객이 공항 라운지를 무제한 이용 가능했던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오는 9월부터 PP카드 대신 '더라운지'만 이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렉스카드의 약관을 이와 같이 개정했다. 8월 말까지는 기존 PP카드를 이용할 수 있지만, 9월 1일부터는 새롭게 제공되는 '더라운지' 앱만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은행 측은 약관 개정 사유로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한 이용방식 변경'이라고 밝혔으나, 고객들은 고객 혜택을 우회 축소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PP카드는 콜린스그룹이 제공하는 세계 최대 규모 공항 라운지 이용 프로그램을 말한다. 항공사와 상관없이 전 세계 1500개 공항라운에서 탑승 전 혹은 환승 단계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PP 혜택은 최근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늘어나면서 신용카드 선택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옵션으로 평가된다.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공항라운지/PP' '프리미엄' '여행/숙박' '해외' 등 해외여행 관련 혜택군의 검색량은 전년 대비 1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PP카드를 별도로 발급받으려면 등급에 따라 연회비 99~469달러를 지불하고 가입해야 하지만, 일부 고급 신용카드의 경우 발급 시 PP카드를 함께 제공한다. 연회비가 비자(VISA) 기준 15만원에 달하는 부산은행 렉스카드의 경우 이 PP카드 혜택을 전월실적 조건 없이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대체 제공되는 '더라운지' 멤버십은 국내 여행 플랫폼 기업 이브릿지가 중국 기업 드래곤패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드래곤패스는 지난 2021년부터 플라자 프리미엄 그룹과 배타적인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세력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더라운지는 앱에 제휴카드 등록 시 실물카드 없이 공항 라운지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이용 가능한 라운지의 수가 1200개로 PP카드 대비 300개 가량 적다. 또한 드래곤패스가 아시아권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국 공항라운지 지원이 PP카드가 58개로 드래곤패스 25개보다 2배 이상 많고, 국내 역시 인천공항을 비롯해 PP카드의 라운지 적용 범위가 좀 더 높다.
고객 편의성을 고려했다면 최소 PP카드와 더라운지 멤버십의 두 방식을 두고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적절했다는 것이 소비자들 주장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9년 하나카드(옛 외환카드)의 마일리지 혜택 축소와 관련, 약관 설명의무 이행이 부족했다고 보고 소비자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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