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뒤처지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진단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의 매출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제품에 AI를 활용하는 다른 테크기업에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필 블랑카토 라덴부르크 탈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코카콜라와 비슷한 가치주가 됐다”고 말했다.
시장 금리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방어적인 투자자라면 애플이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큰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은 AI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 경영진이 AI에 대한 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올해 들어 10% 넘는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 약 3300억달러(약 439조원)를 잃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사무용 소프트웨어 제품에 생성형 AI인 챗 GPT를 도입해 매출을 키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기업 자리를 내줬다.
MS의 시장 가치는 3조1000억달러(약 4192조원)에 달해 애플의 2조7000억달러(약 3596조원)를 앞질렀다. AI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도 시가총액 2조2000억달러(약 2930조원)로 애플을 뒤쫓고 있다.
한편 애플의 2023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2024회계연도 매출은 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4회계연도에 엔비디아 매출이 79%, MS 매출은 15% 급증이 예상되는 것과 대조된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고 각종 규제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AI에 대해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꼽혔다.
EU 경쟁당국은 최근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18억4 만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애플 전 세계 매출의 0.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마크 레만 JMP증권 CEO는 “우리는 믿을 수 없는 혁신의 물결 속에 있다”며 “시장에선 애플이 증명할 것이 많은데 지금까지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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