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홍채 인증 서비스가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은행과 카드사에 이어 증권가까지 종료에 합류했다. 최신 모바일 기기에 홍채 인증 서비스가 탑재되지 않고 이용자 수도 적다는 이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29일부터 홍채 인식을 통한 바이오 인증 서비스를 종료한다. 삼성전자 최신 기종 스마트폰 등에서 홍채 인증을 지원하지 않아 내린 판단이다. 홍채인식을 제외한 지문·얼굴인식 등 바이오 인증은 정상 이용 가능하다.
삼성패스 홍채 인증은 2016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부터 탑재돼왔다. 홍채는 인체에서 가장 정교한 조직으로, 이를 통해 인증을 할 경우 타인수락률(타인이 인증했을 때 본인이라고 판단하는 오류)이 현저히 낮아 보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보안이 핵심인 금융권에서도 홍채를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범위를 지속 확대했다.
하지만 홍채 인증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현저히 적다. 2020년 국민은행이 홍채인증 서비스를 종료하며 밝힌 홍채인증 이용자 수는 앱 전체 이용자 중 0.7%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2019년 갤럭시 S10부터 홍채 인증 기능을 제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홍채 인증 이용률이 적어 갤럭시 시리즈에 기능을 유지하지 않는 것”이라며 “홍채 인증 서비스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적은 이용자 수에 지원 단말기까지 줄어들자 금융업계에서는 서비스를 중단 결정을 내렸다. 신한, 하나, 우리, 국민, 신한 등 은행은 2020년에 서비스를 종료, 이듬해엔 롯데카드도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삼성증권은 2022년 11월,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홍채 인증 서비스를 종료했다. KB증권은 이달 8일 17시부터 삼성패스 로그인 서비스를 전면 지원 중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용 가능한 단말기가 줄어들고 실이용자가 적으니 서비스를 종료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무리하게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보다 종료하는 게 경제적이라 내린 판단”이라고 말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