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입국하는 사람 누구든 '바이러스'를 갖고 들어옵니다. 그래서 검역 현장은 바이러스와 싸우는 최전선입니다.”
지난 14일 찾은 제주국제공항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입국자들로 붐볐다. 입국자는 내·외국민 관계없이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사용한다. 코로나19때는 줄을 서서 자신의 몸상태를 체크한 서류를 검역관에게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디지털화된 Q-코드를 입력하면 된다. 이후 입국자는 검역시 온도 체크를 하고 검역대를 통과한다.
질병관리청 국립제주검역소는 공항으로 들어오는 모든 승객과 여객기, 화물기 등을 검역한다. 검역은 해외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막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항에서 실시하는 발열 감시 검사, 격리 방역 등 일련의 감염병 예방 활동이다.
남광수 국립제주검역소 공항지소장은 “카메라 발열 감시로 37.5도로 체크되면 검역관이 별도로 역학조사를 할 수 있게 안내한다”면서 “발열을 확인하고, 어느 지역에 다녀왔는지와 의심되는 감염병 유무를 확인해 검역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증상 의심자나 유증상자가 발견되면 검역관은 2차 고막체온 측정을 한다. 발열자로 분류되면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현장을 찾은 지영미 질병청장은 일일 검역관으로 나서 '뎅기열' 유증상자 발생시 진행되는 검역 상황을 재연했다. 지 청장은 유증상자 통합조사, 뎅기열 검사방법 안내, 소요시간 등을 유증상자에게 안내했다.
유증상자는 공항에서 신속진단키트 검사를 받는다. 판정에는 약 15~20분 소요된다. 양성이 확인되면 의료기관 이송 안내를 전달한다. 뎅기열의 경우 호흡으로 감염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 진료 등 검사와 치료 방법을 안내한다.
지 청장은 “뎅기열은 동남아 아열대 기후에서 토착화돼 있는데, 최근에는 일본 도쿄에서도 토착화 모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제주도가 뎅기열 토착화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막기 위해 현장에서 검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뎅기열은 129개 국가에서 매년 1억명 이상 감염되며,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유입도 대부분 동남아 방문 후 감염된 케이스다.
이날 지 청장은 강정항으로 입국하는 크루즈선 검역 현장도 소개했다. 제주는 일본, 중국을 방문한 여행객을 실은 크루즈선이 자주 입항하는 곳이다. 중국인 승객 4600여명을 태운 크루즈 선박이 이날 오후 2시 강정항에 도착해 입국과 검역 절차를 밟고 있었다.
검역관은 2인 1조로 크루즈선에 올라 승객·승무원 명부, 건강확인서, 위생면제증명서 등을 확인한다. 위생 상태를 살피기 위해 주방·식품 창고 등도 점검한다. 여객터미널에서는 하선하는 승객·승무원의 발열 상태를 체크한다. 이상이 없을 시 하선을 명령하고, 유증상자 발생시 선박에 격리조치하고 선박을 소독한다.
올해 제주 강정항 물류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단체관광이 허용되면서 올해 검역은 전년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옥수 제주검역소장은 “공항과 크루즈 모두 활성화되면서 제주에 해외 입국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선박의 경우 크루즈 증가로 지난해 63척에서 올해는 291척으로 362% 폭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역 감염병 매뉴얼을 정비하고 도청과 협의를 포함해 대내외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선주 국립제주검역소 검역관은 “지난해 강정항 크루즈 검역시 발열 감시때 발열자를 3명 발견했는데 사례 분류와 역학조사를 실시해 유증상자로 판단했다”면서 “지역사회 확산을 막았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