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인재 확보 핵심 '정주여건' 신속 확보 이뤄질까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장면.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장면.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부가 파격적 보수 제시를 통해 우주항공청 소속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다만 파격적 보수에도 불구하고 우주항공청이 위치할 경남 사천의 정주 여건이 녹록지 않은 점은 우수 인력의 사천행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한 특별법 등 관련 3개 법안이 통과했지만, 논의 과정에서 핵심으로 꼽혔던 정주 여건 개선 관련 조항까지 삭제된 만큼 5월 개청 전까지 실질적인 정주 여건 개선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19일 우주항공청 사천 임시청사를 방문해 입주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5월 27일 문을 여는 우주항공청의 임시청사는 현재 경남 사천시 사남면 사천제2일반산업단지 소재 아론비행선박산업 건물로 최종 선정된 상태로, 이날 임대차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앞서 과기정통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은 사천에서 우주항공청 채용설명회를 열고 상반기 채용 예정 규모와 직급별 보수 체계를 첫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에 경력 경쟁채용을 통해 선발하는 우주항공청 임기제 공무원은 31개 직위 총 50명으로 1급 임무본부장은 대통령급인 연 2억5000만원 수준의 보수를 책정했다. 부문장은 차관급 보수인 연 1억4000만원, 5급 선임연구원도 연 8000만~1억1000만원 수준의 보수가 제공된다.

추진단은 이 같은 보수 체계와 함께 보수의 제한 상한폭을 제한하지 않는 점, 향후 정책자금이나 생활 수당과 관련해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인 점 등을 근거로 전문 인력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인재 확보의 핵심인 보수 체계가 정리됨에 따라 남은 관건은 대도시 대비 뒤떨어지는 정주 여건을 해결하는 방안 마련이다.

추진단은 현재 우주항공청 관련 정주 여건 개선안으로 소속 직원에게 원룸을 제공하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이후 우주항공청이 출범하고 본 청사 설계 구축에 들어가면 그 인근에 숙소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경남도와 사천시 또한 개청 대비 자체적으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교통 및 인프라 개선안을 마련한 상태다. 이주 정착 장려금 지원, 주택 시세 정보 제공, 시외버스 노선 신설, 셔틀버스 운행 등 내용을 담은 조례 재정을 추진하고 5월 개청 전까지 제정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인프라 개선을 위한 최상위 근거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우주항공청 설치 근거가 되는 특별법 등 관련 3개 법안에는 우주항공청 연착륙을 위한 소재지 정주 여건 개선 내용이 제정 과정에서 빠졌다. 법안으로 명시해도 정주 여건 개선에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근거 부재로 인해 관련 예산 등 추진력을 확보하기 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협력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우주항공청은 5대 우주 강국 도약에 있어 중요한 기관”이라며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협력해 개청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