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미생물로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예방 및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한호재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장내미생물 대사산물인 뷰티르산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기능 회복을 통해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예방·완화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자가포식은 기능을 상실한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소기관, 변성 단백질, 축적된 지방을 스스로 분해해 세포 내부 항상성과 세포 생리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퇴행성 신경 질환, 당뇨병, 암 등의 질병이 생기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왔다.
특히 고혈당 환경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자가포식 기능 장애는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함으로써 인지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분자·세포적 측면 기전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 및 세포를 활용해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산물 변화를 조사하고, 당뇨병성 인지 장애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고자 했다.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의 대변에서 장내미생물 구성 및 대사체를 분석한 결과 단쇄지방산 중 뷰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미생물의 수와 혈장 뷰티르산의 농도가 유의성 있게 감소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작용을 도와주는 뷰티르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당뇨병성 인지 장애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뷰티르산을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에 투여한 결과 파킨(Parkin) 발현이 증가하며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과정이 정상화됐고, 이를 통해 당뇨병성 인지 장애가 완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호재 교수는 “뷰티르산이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 물질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다”며 “향후 대사성 질병에 기인한 뇌 질환을 예측, 진단, 나아가 예방 및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와 심바이오틱스 제제 개발 등 바이오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오토파지(Autophagy)'에 3월 6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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