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규제당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이 없는데도 이를 홍보와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른바 'AI워싱(AI washing)' 혐의를 받는 투자자문사 2곳에 벌금을 부과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델피아와 글로벌 프리딕션스 두 곳에 총 40만달러(약 5억3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델피아와 글로벌 프리딕션스는 SEC에 각각 22만 5000달러(약 3억원), 17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의 벌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AI워싱은 AI 기술을 보유하거나 활용하지 않았는데도 마케팅을 목적으로 AI 기업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가리킨다. 친환경 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는 '그린워싱'과 유사한 개념이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콘퍼런스나 매체 인터뷰를 통해 AI 관련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은 증권법을 위반할 수 있다며, AI워싱을 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SEC는 토론토에 본사를 둔 델피아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SEC 서류와 보도자료, 웹사이트 등에서 투자전략에 AI와 머신러닝 등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거짓 주장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은 2021년 7월 규제당국에 고객 데이터를 사용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지 않았다고 시인했지만, 이후에도 광고에서 계속 허위 진술을 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글로벌 프리딕션스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사 플랫폼이 '전문화된 AI 기반 예측'을 제공한다고 허위 주장을 하거나 '최초의 규제된 AI 투자 자문' 등 입증할 수 없는 주장을 해왔다고 SEC 측은 지적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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