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을 맞은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선행기술 확보를 넘어 2030년까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접목한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박영민 제2대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20일 서울 마포 호텔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단 운영계획과 전략을 발표했다.
박 단장은 “글로벌 성과창출과 국가신약 R&D 협력체계 구축, 보건의료 분야 공익적 성과창출 등 세 가지 핵심 목표로 사업단을 이끌겠다”면서 “성공적인 신약개발이 대한민국 미래가 되도록 산업계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이 지원하는 범부처 신약개발 프로젝트로, 2021~2030년까지 10년간 2조1758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이다. 박 단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의과학 선도연구센터(MRC) 센터장, 건국대 의생명과학연구원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달 28일 제2대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에 선임됐다.
박 단장은 취임 일성으로 혁신 기술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바이오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데다 신약개발 기술 장벽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효율적인 성과 창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규 모달리티, 타겟 중심 과제와 글로벌 빅파마-국내 제약사 공동 임상개발 과제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진출 지원에 집중해 해외 벤처캐피털(VC)의 국내 벤처 직접 투자를 위한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글로벌 공동 개발을 추진할 과제 인큐베이션도 착수한다.
궁극적인 목표로는 △2030년까지 200억원 이상 글로벌 기술 이전 60건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4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1건 등을 제시했다.
국가신약개발단은 이 같은 비전 실현을 위해 경쟁력 있는 과제 발굴은 물론 AI 등 혁신 기술 접목도 시도한다. 올해 지원할 78건의 과제 중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하고, 기업·기관 등에서 추진 중인 AI 신약개발 프로젝트와 협업도 추진한다.
박 단장은 “AI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 바이오벤처도 적극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다양한 기관·기업과 협업을 모색하고, 경쟁력 있는 과제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