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수능 체제에서 수학 표준점수 높은 이과생 유리
2024학년도 서울대 정시 인문대 합격자 중 이과 출신이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최초 합격자 기준 인문대 합격한 이과생 비율은 51.96%였다. 정치외교학부·경제학부·언론정보학과 등이 포함된 사회과학대학 이과생 비율도 63.76%로 나왔다.
이과생 최초 합격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생활과학대(70.59%)였다. 이어 사회과학대(63.76%), 경영대학(55.36%), 인문대(51.96%), 사범대(47.89%), 농업생명과학대학(35.71%), 음악대학(20.45%), 미술대학(14.44%) 순이었다.
입시업계는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치러지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표준점수를 높이기 위해 미적분·기하를 선택하고, 사회탐구 대신 과학탐구 과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 결과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문과생,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은 이과생으로 분류한다. 응시생의 성적 위치는 표준점수에 따라 결정되며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와 등급 컷이 달라진다.
통합수능 이후 이과생이 높은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상위권 대학의 인문사회 계열에 교차 지원해 합격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대부분 자연계열 학과는 필수과목이 지정돼 있지만 인문계열 학과는 별다른 제약이 없어 이과생의 교차지원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미적분 선택한 학생의 점수가 확률과 통계 선택한 학생보다 같은 100점이어도 표준점수가 11점 높게 나타났다”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비교해도 과학탐구 점수가 훨씬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현재까지 통합수능 체제로 치러진 시험에서 3번 모두 수학은 이과생이 높게 나왔고 모든 모의고사에서도 이과의 수학점수가 문과를 앞지르는 현상은 나타났다”면서 “이런 구조에서라면 현행 수능체제가 유지되는 2027년까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