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잘파(Z+Alpha)세대'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잘파세대는 1995년 중반에서 2010년 초반 이후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로 흔히 1020세대를 지칭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세대는 과거와 비교해 높은 소비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 핵심 고객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미래 소비 주축이 될 잘파세대 공략을 위해 10대부터 대학생에 맞춘 신메뉴를 개발·협업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이 익숙한 세대 특성에 맞춰 인공지능(AI), 숏폼 등을 활용한 마케팅도 적극 펼치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는 '제로' 신제품과 다양한 학생 할인 이벤트로 학생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티(Tea) 음료 전문 브랜드 공차코리아는 카페인에 취약한 청소년들을 위해 카페인 프리 음료로 메뉴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공차는 신학기를 맞이해 카페인이 함유되지 않은 '레몬 요구르트 스무디', '타로 스무디' 총 2종을 출시했다. '레몬 요구르트 스무디'는 레몬 베이스에 달콤한 요구르트를 얼음과 함께 갈아 만든 스무디 음료다. 타로 스무디'는 고소한 타로를 시원한 스무디 형태로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이와 함께 공차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공차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학생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차 대표 밀크티+펄 3종(블랙 밀크티, 타로 밀크티, 초콜릿 밀크티)을 20% 할인된 금액으로 선보이는 이색 이벤트도 실시한다. 이벤트는 3월 한 달간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GS25는 3월 '갓세일'을 열어 새 학기를 맞은 학생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일상용품·스낵·초콜릿·유제품·간식 상품 등 학원가에서 인기가 많았던 상품 30여 종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문구류와 완구·뷰티·숙취해소제·위생용품 등 학생들이 많이 찾는 제품 350여 종을 1+1 또는 2+1로 내놓는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잘파세대 취향에 맞춘 상품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슈거, 제로 카페인으로 즐길 수 있는 '펩시 제로슈거 제로카페인'을 출시했다. 칼로리와 카페인 부담은 줄이고 기존 펩시 제로슈거의 산뜻한 라임 향과 탄산은 그대로 담았다. 롯데웰푸드는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 신제품 2종 '제로 레몬민트 캔디', '제로 페퍼민트 캔디'를 출시했다. 설탕과 당류 없이 천연 감미료 자일리톨을 사용한 것이 특징으로 당류에 대한 부담을 낮췄다.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 로지텍은 영캐주얼 브랜드 '키르시'와 브랜드 콜라보를 진행을 통해 1020세대를 공략한다. 키르시는 체리 모양의 시그니처 로고 등 개성 있는 스타일의 패션 아이템으로 1020세대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다. 로지텍은 콜라보를 맞아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로지텍의 다양한 주변기기 제품군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구매자를 대상으로 액세서리를 증정한다.
잘파세대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브랜드도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조리앤푸드디자인학과 학생들과 함께 '잘파세대'를 위한 신메뉴 개발을 추진한다. 교촌은 지난 2월 신메뉴 개발 등 상호협력을 위한 산학연 협력 협약식을 진행했다. 협약에 따라 경희대 조리앤푸드디자인학과는 올해 1학기 '식품상품 개발론·캡스톤 디자인' 과목의 주제를 '교촌치킨 신메뉴 개발'로 설정한다. 다양한 과제를 통해 학과생들의 실무능력 향상을 도모할 예정이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2월 AI를 포함해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 역량을 선보이는 공간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를 오픈했다. 이곳에서 챗GPT를 통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생성형 AI로 제품 비주얼까지 그려내는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 '배스킨라빈스 AI NPD 시스템'을 최초로 시범 운영한다. 이를 통해 AI 기술 기반 딥 플레이버 시리즈 '오렌지 얼그레이'를 선보였다.
숏폼을 활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아시아나항공은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손잡고 기내방송을 한 호흡으로 읽는 참여형 이벤트 '한숨에 기내방송' 챌린지를 진행했다. A380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을 배경으로 참여자들이 승무원 복장을 가상으로 착용해 기내방송을 11초 안에 읽으면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하는 방식 이벤트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