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의 테크읽기]우리나라 자율주행 스타트업 성장과 도전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우리나라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주요 1세대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상장을 준비하면서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을 내세운 스타트업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어려움을 딛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페블스퀘어는 해외 시장에서 거둔 좋은 성과를 발표했다. 국내 최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12일 싱가포르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그랩에 자율주행 버스 공급을 발표했다. 자율주행 투자에 관심 많지만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싱가포르 시장에서 회사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앞으로 아시아·유럽·중동 등 해외 수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메모리 기반 저전력 AI 프로세서를 만드는 페블스퀘어도 12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페블스퀘어는 2021년 설립해 사물인터넷·디지털헬스·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계약에 따르면 사우디 75%, 페블스퀘어 25%로 설립된 조인트벤처(JV)에 약 1000억원을 사우디 자본이 투자한다. 페블스퀘어는 해당 투자를 바탕으로 유럽·중동·일본 등 본격적인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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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AI 영상인식 업체 스트라드비젼, 자율주행 4D 이미징 레이더 업체 스마트레이더시스템, 자율주행 라이다 센서 업체 에스오에스랩 등 국내 자율주행 주요 센서·인식 기업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트라드비젼은 미국·독일·일본 주요 관련 업체로부터 많은 투자를 유치했으며, 미국과 독일·일본·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미국·일본·이스라엘 등 해외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에스오에스랩도 미국에서 CES 2022 혁신상과 같은 기간 10대 차량용 센서 업체상을 수상,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자율주행 관련 1세대 업체는 현재 코스닥 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스트라드비젼·에스오에스랩을 비롯해 BMW와 협력하고 있는 서울로보틱스, 라이다 센서·인포테인먼트 등 차량용 부품을 만드는 카네비모빌리티, 자율주행 스타트업 에스더블유엠,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업체 모빌테크, AI 기반 데이터 분석 업체 에이모와 인피닉 등 다양한 업체들이 코스닥 상장에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자율주행 신기술로 관련 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들도 있다. 차량사물통신(V2X) 전문기업 에티포스는 2020년 11월 세계 최초로 소프트웨어(SW) 기반 5G V2X(NR V2X) 관련 기술 시연을 진행하고 관련 제품을 발표했다. 지난해 신차안전도평가 항목에 V2X 관련 기술이 들어가면서 본격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브이에스아이는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고속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는 현재 ASA 표준과 MIPI-A PHY 표준이 경쟁하고 있다. 브이에스아이는 세계 최초로 ASA 표준 지원 칩을 발표하고, BMW 등 글로벌 완성차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한양대 연구실 스타트업인 베라윤은 CES 2024에서 현실과 가상환경이 혼합된 자율주행 테스트 기술을 전시했다. 실제 베라윤은 물리적 차량이 가상의 주행 환경을 달리며 주행을 테스트하도록 설계한 신기술로 자율주행 테스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우리나라 자율주행 관련 업체들의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