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전장부품 사업 매출을 현재 2조원 수준에서 5년 내 5조원 규모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장부품은 LG이노텍이 집중 육성 중인 사업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LG이노텍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문 대표는 “현재 전장부품 수주 규모가 13조원 정도이기 때문에 이걸 조금 더 올리면 5년 내 매출 5조원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LG이노텍에서 전장용 부품을 18가지 정도 준비 중이고, 그룹사 전체로 보면 50가지 이상이 있어 그룹 차원에서 완성차업체(OEM)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라이다와 레이더 등 센싱 제품으로 전장부품 사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전장부품 사업으로 차량용 카메라 모듈,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부품, 통신·조명 모듈 등을 양산하고 있는데, 이를 센싱 영역으로 확대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저희가 경쟁사인 삼성전기와 비교가 많이 되는데 LG이노텍은 자율주행과 ADAS용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자동차 쪽에 접근하고 있고, 현대차와 미국 등 다른 OEM과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며 “전장부품은 카메라뿐만 아니라 라이다와 레이더를 합쳐서 자율주행이 되는 쪽으로 개발 중이고, 그런 부분으로 같이 가야 된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전장부품 외 신사업 한 축으로 반도체 기판 사업도 키우고 있다. 고성능컴퓨팅(HPC) 칩에 활용되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는 지난해 초도물량 양산을 시작했고, LG전자에서 인수해 FC-BGA 생산 라인으로 구축한 구미 공장도 지난달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문 대표는 “반도체 기판 매출은 빠르면 8월, 늦어도 10월쯤에는 의미 있는 숫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유리 기판 사업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주요 고객사인 북미 반도체 회사가 유리 기판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저희도 계획을 갖고 있다”며 “FC-BGA와 동시에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룹 역량을 모아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신산업으로 부상 중인 로봇과 확장현실(XR)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요 플랫폼으로 나올 것이고, XR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4~5년 뒤에 계기가 마련되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고객사와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LG이노텍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주총은 정철동 LG이노텍 전 사장(현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주재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