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행정처분과 관련해 유연한 처리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요청을 받은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대 교수 집단사직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강대강 대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지 주목된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50분가량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피해 볼 수 있는 상황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간 건설적 대화를 중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까지 복귀 명령을 거부한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처분은 진행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5일 행정처분 사전통지에 대한 의견 제출 기한이 만료되는 전공의는 35명이다. 복지부는 의대 증원 발표와 함께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고, 이를 위반한 전공의에게는 의사면허 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전공의 집단행동 관련 첫 행정처분이 시작된 가운데 처분 대상 전공의 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대상으로 서면 점검 결과 전공의 1만2899명 중 92.8%인 1만1976명이 계약을 포기했거나 근무지를 이탈했다. 이 가운데 7988명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서가 발송됐다. 면허가 정지되면 봉사활동을 포함해 의사 명의로 할 수 있는 일체 활동이 금지된다.
전공의 처분이 시작되면서 이들을 지키기 위한 의대 교수 집단행동도 시작됐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 비대위)는 25일부터 19개 대학별로 사직서 제출을 강행할 예정이다. 19개 대학 외에도 의대 정원이 4배 규모로 늘어난 충북대 의대에서는 학장단 5명 전원이 보직을 내려놓고 사직서를 냈다. 부산대, 조선대, 아주대 의대 교수들도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는 등 집단행동은 더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전국의대 비대위는 사직서 제출과 함께 외래진료, 수술, 입원 진료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52시간으로 줄이고, 내달 1일부터는 외래 진료를 최소화해 중증·응급환자 치료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이미 최대 절반가량의 외래·수술을 줄인 병원 입장에서 의대 교수까지 '제한적 진료'를 예고함에 따라 환자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