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상단에 위치하던 양극과 음극단자를 측면에 배치한 신개념 각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일명 '사이드터미널'로 불리는 배터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공장에서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로, 첫 고객사는 폭스바겐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에서 터미널은 단자를 뜻한다. 배터리를 외부와 연결하는 전기 접점으로 이 단자를 통해 전류가 이동한다. 양극단자를 통해 배터리에서 전류가 흘러나오고 음극단자를 통해 전류가 되돌아온다.
기존 탑터미널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단자가 상단에 위치해 전류 이동 경로가 짧아 저항을 감소시키는데 유리하고 패키징이 용이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나 삼성SDI는 에너지밀도 개선을 위해 전극을 측면으로 옮겼다. 사이드터미널 방식은 탑터미널 방식 대비 불용 공간이 적어 캔 내부에 더 많은 용량을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부와 하부에 모두 냉각판을 설치하는 이중 냉각 방식으로 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는 삼성SDI의 6세대 각형 배터리 P6를 기반으로 한다. P6는 기존 세대인 P5 대비 에너지밀도가 1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삼성SDI는 완성차 업체 수요 대응을 위해 P6부터 기존 탑터미널에 더해 사이드터미널 폼팩터를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회사들은 같은 각형 배터리라도 차량 최적화를 위해 배터리 길이나 높이, 두께를 달리 주문한다.
삼성SDI는 지난 1월 있은 실적설명회에서 “P6 배터리가 북미, 유럽 고객용으로 양산돼 2분기부터 유의미한 매출을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이드터미널 배터리 양산 계획도 이 중 하나로, 폭스바겐 외에도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음극 단자가 모두 상단에 위치한 탑터미널 배터리가 각형 배터리의 일반적인 형태라면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는 2세대 각형 배터리라고 할 수 있다”면서 “주요 완성차 고객사로부터 사이드터미널 폼팩터 요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헝가리 2공장 유휴 부지에 들어서는 증설 라인에서 이 제품을 본격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