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전문가를 배출, 미국과 인력 양성 격차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싱크탱크 매크로폴로 연구를 인용, 중국은 2022년 학부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상위 20%) AI 연구원 중 절반 가까운 47%를 배출해 미국(18%)을 크게 능가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중국 29%, 미국 20%와 비교하면 미국은 거의 제자리에 머문 반면 중국은 약진하면서 3년 사이에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한국의 AI 전문가 배출 비중은 2019년과 2022년 모두 2%로 변함이 없었다.
최고 수준의 AI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는 국가의 비중은 3년 사이에 미국은 59%에서 42%로 줄어든 반면 중국은 11%에서 28%로 커졌다.
이런 지표는 AI 기술의 우위를 둘러싼 미중 경쟁에서 중국 AI 전문가들이 향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중국이 AI 인재를 많이 양성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는 막대한 AI 교육 투자가 꼽혔다.
중국은 2018년 이후 학부에 2000개 이상 AI 프로그램을 신설했으며 이 중 300개 이상은 최상위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매크로폴로 데이미언 마 전무이사는 설명했다.
다만 이들 교육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개발된 챗GPT 등 AI 챗봇 기술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그는 “(중국의) 많은 AI 프로그램이 제조업의 AI 응용에 관한 것으로, 현재 미국 AI 산업을 지배하는 생성형 AI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획기적인 AI 기술 진전에는 중국에서 교육받은 연구자들이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에서 일하는 AI 전문가의 출신 국가 비중을 보면 중국은 3년 사이에 27%에서 38%로 커졌다. 이에 비해 미국 출신 비중은 31%에서 37%로 늘어나는 데 그쳐 중국 출신과 비중이 역전됐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매트 시핸 연구원은 “이 수치는 미국의 AI 경쟁력을 위해 중국 출신 연구원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미 정부의 정책 당국자들로선 AI 기술에 대한 중국의 스파이 활동을 막는 동시에 중국의 최고 전문가들을 수용해 AI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어렵지만 풀어야 할 과제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중국 국적의 전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이 회사의 AI 관련 영업 비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미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수바라오 캄밤파티 AI 담당 교수는 “중국 학자들은 AI 분야에서 거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연구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면 “(미국이) 제 발등을 찍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