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지난 2월 설 특수와 물가 상승 영향으로 온·오프 매출이 동반 성장했다. e커머스가 고공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그로서리 초저가 경쟁에 돌입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설 명절 연휴가 올해 2월로 옮겨오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
최근 식품 물가 상승 영향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유통업체 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었다. 오프라인 식품(20.8%), 온라인 식품(36.2%) 모두 상품군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1.5% 증가했다. 지난 1월을 제외하면 최근 6개월 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가전·문화(-2.2%)를 제외한 전 품목에서 매출이 늘었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대형마트 증가세가 돋보였다. 지난 2월 대형마트 매출은 21.0% 늘어나며 전체 업태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SSM도 농수축산(15.7%), 가공식품(15.0%) 등 식료품(그로서리) 호조세에 힘입어 두 자릿수 신장에 성공했다.
백화점은 해외유명브랜드(6.4%), 잡화(3.3%) 등에서 판매가 늘어나며 매출이 7.2% 증가했다. 편의점은 음료·가공식품(11.2%), 즉석식품(8.5%), 생활용품(16.1%) 등 전 품목에서 고른 성장을 기록하며 매출이 9.4% 늘었다.
e커머스 또한 매출이 15.7% 증가하며 고공성장을 이어갔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감소로 패션·의류(-9.5%), 스포츠(-4.3%)는 부진했지만 식품, 가전·전자(20.6%) 등 다른 품목에서 선전하며 매출이 늘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 플랫폼에 대응한 저가 마케팅 전략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대형마트는 할인점이라는 본질에 방점을 두고 그로서리에 특화된 점포 리뉴얼, 초저가 마케팅 등을 추진 중이다. e커머스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의 사업 확장에 맞서 배송 서비스 고도화, 버티컬 서비스 강화 등의 전략을 내놓는 상황이다. 설 특수가 끝나고 중국 e커머스 대규모 프로모션이 개시된 3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성과가 드러날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전체 소매 시장을 5:5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양분한 상황에서 올해는 신선식품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알리익스프레스까지 신선식품 판매에 뛰어든 만큼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식품 판매 경쟁이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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