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에너지 관련 사업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시장임과 동시에 조선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이란 점에서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29일 글로벌 R&D센터(GRC)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의 안 등 5개 의안을 처리한다. HD현대는 사업목적에 '신·재생에너지 개발, 중개, 매매, 공급업, 발전업, 설비 임대, 기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의 내용을 추가한다.
사업목적 추가 배경에는 '신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PPA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발전 사업자로부터 직접 구매해 사용하는 제도다.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RE100 달성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공급과 수요가 확대될 경우 매매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방식은 에너지 부문 계열사를 활용한 신사업 확장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전력사업에 진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들어진 전력을 용도에 맞게 변환해주는 변압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을 추진하고 있고, 조선부문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도 연료전지 및 수소운반선·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PPA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솔루션 계열사와 친환경 선박에 강점을 가진 조선 계열사 등 다양한 회사가 있다”며 “이 같은 사업의 활용 범주를 넓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판교 R&D센터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선박연료공급업, 선박용 천연가스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 6개 의안을 통과시켰다.
삼성중공업은 해당 사업 목적 추가의 배경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선 증가를 꼽았다. 기존에는 트럭으로 LNG를 운반해 선박을 충전했다. '배 대 배'로 충전하면 충전을 위해 육지까지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 시운전 시간도 줄어들어 선박 건조 및 인도 시간도 줄어든다.
삼성중공업은 LNG 벙커링을 위해 다목적 바지선 1척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내부 수요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해당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다목적 바지선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정관에 추가된 내용에 대한 사업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기회를 보고 추진할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어 “LNG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버커링을 통해 연료를 공급하자는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친환경 조선으로 가는 방향 중 하나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오션도 최근 거제사업장에서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발전기, 터빈 및 발전소 설비 제작 및 설치, 소유 및 운영, 기관제조 판매 △에너지 관련 사업투자, 운영, 기술 개발, 설비 제작 및 판매, 발전 및 전력의 판매 등 사업목적을 변경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안 등을 의결했다.
한화오션은 건조-생산-운송을 패키지로 묶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립을 추진 중인 친환경 해운사가 한화오션에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고 이를 활용해 생산한 에너지를 운송하는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정관 변경은 기존의 사업 명확화 및 추가를 하기 위한 것이다”면서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