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등학생들은 28일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치른다. 시험 이후 학평 성적표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해야 할지 진학사와 알아봤다.
3월 학평 성적표는 원점수·표준점수·석차·백분위·등급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본인의 성적을 보여준다. 반면, 실제 성적표는 표준점수·백분위·등급 3가지 지표만 나온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지표는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이다. 그 중에서도 3월 학평에서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지표는 백분위다.
표준점수는 시험난도나 선택과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백분위는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응시생들의 석차를 비율로 나타내기 때문에 객관적인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학평 국어 과목 응시자가 10만명이라고 할 때, 내 국어 과목 전국 백분위가 80이었다면 응시자 중 상위 20%, 전국에서 2만 등에 위치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3월 학평은 엔(N)수생이 응시하지 않기 때문에 착시효과를 줄 수 있다. 엔수생의 경우 수능 경쟁력이 높은 학생이 많아 엔수생이 시험을 함께 보게 되면 백분위가 더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의대 증원으로 더 많은 엔수생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수험생은 의대를 희망하는만큼 수능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는 학생이 지난해 보다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수능 경쟁력은 3월 학평에 나타난 결과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성적표의 상단에서 살펴본 '백분위 성적'은 과목별 학생의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이다. 그러나 대학은 한 과목의 성적이 아니라 여러 과목의 성적을 조합해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이를 조합했을 경우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3월 모의고사 성적표에는 '기타 참고 자료'로 이를 보여주므로 눈여겨봐야 한다.
'기타 참고 자료'에서는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와 한국사 등을 제외한 과목들로 조합한 백분위를 보여준다. 다만, 실제 정시에서는 대학이 과목별 반영 비율, 가산점 등을 각기 다르게 설정하고 있으므로 '기타 참고 자료'는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성적표 최하단에는 문항별 정·오답 및 정답률 정보가 나온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정답 유형을 기준으로 학생 수준을 파악하고 공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답률이 80% 이상인 A유형 문항을 많이 틀렸다면, 기본 개념부터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B·C유형 오답이 많은 학생이라면, 기본 개념 부족과 더불어 '실수가 많다'고 볼 수 있다. 평소 꼼꼼한 학습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D·E 유형 오답이 많은 학생은 기본 개념은 튼튼하지만 고난도 또는 응용문제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많은 문제 풀이와 더불어 깊이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험 시간 관리 능력을 체크할 수 있다. 앞 문항에서는 정답이 많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오답이 많아지는 학생이라면, 시간 관리가 취약한 학생이니 평소 문제 풀이 시 타이머를 이용한 학습을 반복해 봐야 한다. 앞 문항에서 오답이 많거나, 전체 문항에서 골고루 오답이 있는 학생은 시간 관리보다는 기본 학습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영어의 경우 유독 앞 번호에서 오답이 많은 학생은 평소 듣기 연습을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3월 학평 성적표에서는 각 과목의 영역별 배점과 득점, 전국 평균 성적을 볼 수 있다. 각 과목의 주요 영역별 배점을 통해 어떤 유형의 문항들이 많이 나오고, 어떻게 배치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본인의 득점과 전국 평균 성적을 비교해 보며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이때 우측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 번호'를 함께 활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이 문제들에 대한 해설지를 확인하거나 해설 강의를 수강하면서 틀린 문항의 구체적인 유형을 확인하고 오답을 분석해 봐야 할 것이다.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3월 학평에는 엔수생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학력평가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학평 성적표를 통해 나의 취약점을 발견할 수 있고, 전국에서의 나의 위치를 대략적이나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