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이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특이점의 시기와 인구감소라는 엄혹한 현실에서 경쟁력을 갖출 방안은 우수한 지식재산(IP) 확보입니다. 협회는 올해 이를 위해 IP 서비스 업계 성장 지원과 관련 서비스 고도화에 온 역량을 집중합니다.”
고기석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KAIPS) 회장은 “IP 서비스는 창출·보호·활용으로 이어지는 IP 라이프 사이클 각 단계에 걸쳐 고부가 가치사슬을 촉진하는 시장 생태계 촉매이며 윤활유”라며 “올해 역시 국가 IP 전략 주요 축으로서 한국 국제 경쟁력 제고와 국부 창출에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소속 100여개 회원사 및 기업·대학·연구기관 등이 IP정보 조사·분석·유통, 가치평가, 기술사업화·라이선싱·거래, 번역·로컬라이제이션, 지식재산권(IPR) 유지관리, 컨설팅, IP-R&D를 통한 연구방향 설정 효율화를 지원해왔다. 산하에 IP정보 조사분석, 기술사업화, 번역, 솔루션 등 4개 분과위원회와 해외협력, 미래준비 등 2개 전문위원회를 운영한다. 다음은 고기석 KAIPS 회장 일문일답.
-IP 산업 육성 지원 계획은.
▲시장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IP 자체를 핵심 사업 모티브로 한 기술·법률·금융·경영이 어우러진 형태인 IP전문관리기업(NPE)을 육성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정부는 지식재산기본법 제26조를 통해 정부가 IP 정보의 분석, 평가·거래, 전략 수립 및 경영 컨설팅 등 IP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과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전략기획단장 재직 중에 통계청 등과 협력해 IP서비스업을 한국표준산업 특수분류에 편입시킨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후속 지원과 정책적 노력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일례로 올해 협회 주요사업에 대한 정부예산 지원이 삭감됐다. 조속히 회복돼야만 NPE 육성을 포함한 관련 산업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 제언에 나서겠다. 아울러 성공적인 IP사업화 및 상용화를 위한 민간 차원 자본 확보에도 협회사와 깊이 있는 고민과 개선 방안 마련에 힘쓸 예정이다.
-한국 IP서비스업 숙제는.
▲전문적인 IP서비스에 대한 국내 수수료가 해외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우리 업계 성장을 저해하는 큰 요인이다. 우리나라 변리사의 특허출원을 포함한 관련 수임료가 너무 낮다. 1건당 1000만원을 상회하는 미국·유럽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1건당 수임료가 100만원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수하고 시장성이 큰 '좋은 기술'로 법률적으로 치밀함이 떨어지는 '나쁜 특허'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IP서비스기업이 제공하는 제반 정보조사·분석, 가차평가, 컨설팅 등에 대한 수수료도 지나치게 낮다.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 IP서비스 수수료 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산정해야 한다.
다양한 직역간 협업도 요구된다. IP 시장이 본격화하지 못한 탓에 국내 시장에서는 그간 변호사, 변리사, 기술거래사, 감정평가사, IP서비스기업 등 다양한 주체간 협업이 미약했다. 오히려 갈등이 두드려졌다.
공공기관 유사 서비스와 민간 서비스기업간 협력도 확대돼야 한다. 올해 특허청이 새로이 시작한 '민관협력 IP전략지원 사업'은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다.
협소한 국내시장을 놓고 직역간 혹은 공공·민간간 제로섬 게임을 벌이기보다, 넓은 해외시장에서 우리가 보다 큰 파이를 확보하도록 함께 협력해야 한다.
-IP 산업에 AI 발전이 끼치는 영향은.
▲최근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구글, 애플 출신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 피규어(Figure)는 오픈AI의 생성형AI를 탑재한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1'을 공개했다. 사람과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자체 추론과 판단을 통해 명령을 수행하는 이 로봇은 자동차 생산 등 주요 제조업은 물론, 머지않아 가전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이 확대될 것이다.
이처럼 본격화한 AI·로보틱스·데이터의 결합이 불러일으킬 산업계 전반 지각변동에 대응해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관련 IP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
체질개선 시기를 놓치면 K콘텐츠 저작권과 이를 구현해 전달할 미래 특허 기술간 융합이 매끄럽지 못하게 된다. 이는 국가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에 관련 전략 수립에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협회장으로서 포부는.
▲지난 15년간 척박한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 협회 회원사는 기업과 연구기관 'B2B 파트너'와 '문제 해결자(Trouble-shooter)'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IP5' 일원으로 높은 국제적 위상을 갖췄다.
다만 IP서비스산업 규모는 여전히 경쟁국보다 왜소하고, 현상 유지에 급급한 기업도 적지 않다. 협회는 관련 업계가 미국·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지원하고 새로운 도약과 성장 기회를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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