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가 상장 준비 잰걸음 중이다. 인적분할과 사명 변경으로 거래소 역량에 집중하는 한편, 업계 최저 수준으로 수수료를 낮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코리아는 최근 출금 수수료를 낮췄다. 비트코인(BTC)은 0.001→0.0008, 이더리움(ETH)은 0.01→0.009, 리플(XRP)은 1→0.4로 변경했다. 이외 왁스(WAP), 이오스닥(EOSDAC)을 포함한 10개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무료 수수료를 적용했다.
빗썸은 지난 2월까지 4달간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며 점유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지난해 9월 10% 대에서 12월 말 50% 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수수료 유료화 이후 10%대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 한층 오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10시 30분 일거래량 기준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빗썸 점유율은 35.33%을 기록했다. 이외 업비트 61.23%, 코인원 2.79%, 코빗0.52%, 고팍스0.09%로 나타났다.
빗썸은 국내 최저 거래수수료율에 이어 출금 수수료도 최저 수준으로 하향하면서 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고객 확보로 성장 동력 기반을 마련해 기업공개(IPO) 준비에 힘을 싣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빗썸코리아는 거래소 사업을 중심으로 IPO를 준비 중이다. 최근 인적분할 결정도 이 같은 목표 하에 추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적분할으로 설립되는 신설법인 '빗썸에이(가칭)'는 기존 빗썸코리아의 지주사업, 투자사업, 부동산임대업 등 부문을 맡게 될 예정이다. 존속법인 빗썸코리아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운영을 담당한다. 분할 결정은 5월 10일 임시주총에서 최종확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며 손실을 본 빗썸코리아가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주력 사업인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중심으로 평가받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공개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수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코리아는 거래소 이미지와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명 변경도 추진한다. 오는 29일 진행될 정기주주총회에 '빗썸'으로 법인명을 바꾸는 안건을 상정한다. 핵심 서비스인 거래소 이름을 회사사명과 동일하게 변경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을 필두로 크립토 스프링 훈풍이 불어오는 만큼, 빗썸코리아의 증시 입성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 IPO 성공 필수 요소 중 하나는 실적 개선이다”라며 “매출 대부분이 수수료인 가상자산 거래소의 업황이 개선된 상황에서 IPO도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IPO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이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역설하는 만큼, 이정훈 전 빗썸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얽혀 있는 지분 구조가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