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하면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이 중단됐다.
28일 경기도 화성 신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의결권 주주 대상 투표를 집계한 결과 임종윤·종훈 형제를 비롯한 형제 측 후보 5인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9명 중 과반인 5명을 확보하게 됐다.
경영진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이우현 OCI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에 실패한 OCI그룹은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중단을 선언했다.
OCI홀딩스는 주총 직후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한다”면서 “앞으로 한미그룹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임종윤 한미그룹 이사는 주총이 끝난 뒤 주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임 이사는 “주주가 주인인데, 주주가 이겼기에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갈 것”이라며 “주주들에게 고맙고, 앞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서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이상 이 같은 불미스러운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임종윤 사장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사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기타 비상무이사) △배보경 고려대 교수 (기타 비상무이사) △사봉관 변호사(사외이사) 등 총 5명의 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주주제안했고, 모두 가결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임 이사는 가족간 화해 메시지도 건넸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이번 계기로 실망했겠지만 같이 가길 원한다.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면서 “가족들도 파트너들도 화합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과와 관계없이 OCI와 비즈니스 가능성도 내비쳤다. 임 이사는 “OCI와 협력할 수 있는 일은 많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복잡한 구조만 아니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측 우호지분은 42.66%,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지분은 40.57%로 약 2%포인트 차이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액 주주들의 표 향방이 경영진 교체를 가져왔다.
최종 표 대결에서 소액 주주들이 임종윤·종훈 형제 편을 들어주면서 한미사이언스와 OCI통합은 중단됐다. 이로써 한미그룹과 OCI가 추진키로 한 총 7703억원 규모 한미사이언스 구주 매각과 현물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모두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