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 연구원 상당수가 향후 진로나 커리어 방향성 결정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28일 과학기술인의 인재 개발 관련 인식 및 활동 분석 결과를 담은 '2023년 KIRD 과학기술 인재 개발 활동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KIRD의 교육·사업 지원을 받는 과학기술인 3000명(재직자 2000명 및 이공계 대학 연구원 1000명)을 대상으로 경력단계를 입직 전후로 나눠 인재 개발 관련 인식 등을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사 결과 이공계 대학 연구원들이 경력개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안감'(62.2%)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연구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59.9%로 뒤를 이었다.
특히 이공계 대학 연구원의 경우 '진로나 커리어 방향 불명확성'(각 56.9%, 59.2%)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KIRD는 이 같은 결과가 이공계 대학 연구원이 전공 수업과 연구 활동에 매진해 졸업 후 취업 준비, 중장기적인 경력 목표 설정 등 경력 탐색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공계 대학 연구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스킬이 무엇인지를 묻는 조사에서는 '통계 스킬'(63.9%)과 '글쓰기 스킬'(51.5%) 응답 비율이 높았다.
통계 스킬의 경우 이번 조사 대상자인 재직자 응답 비율에서도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꼽혔다.
재직 과학기술인이 현재의 경력을 쌓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시기는 '대학원 과정 중'(32.9%)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무 유형별로 연구개발직은 '대학원 과정 중'(40.1%), 연구지원직은 '현 직장 생활 중'(29.8%)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고학력자가 많은 과학기술 분야 연구원 경력개발에 있어 입직 전 대학원 시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KIRD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인에게 필요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배태민 KIRD 원장은 “대학원에서는 주로 전공 심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이공계 대학 연구원의 취업과 연구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공계 대학원 소속 연구원에게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 진출 경로를 소개하고, 진로 설계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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