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달 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3년차를 맞아 사내독립기업(CIC)를 간소화하고 인공지능(AI) 조직을 강화한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취임과 함께 AI 서비스에 드라이브를 걸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3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내달 3일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새 조직개편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컴패니언 데이는 네이버의 대표 임직원 소통행사다. 통상 실적을 발표하거나 중요한 알림 사항이 있을 때 시행한다. 다음 달 열릴 컴패니언 데이에서 최 대표는 큰 폭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직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수시로 조직을 개편하고 한 달에 두 번씩 이를 알리고 있다. 이번에는 대대적으로 조직을 바꿀 예정인만큼 최 대표가 직접 나서서 직원들에게 개편 방향에 대해 공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CIC를 재정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에는 △검색 서비스를 담당하는 '서치' △창작자 지원과 카페·밴드 서비스를 맡은 '커뮤니티' △PC·모바일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을 하는 '비즈' △네이버 쇼핑·스마트스토어 등 이커머스 사업을 담당하는 '포레스트' △네이버 예약·지도·플레이스 등 지역 정보 기반 사업을 하는 '글레이스' 등 5개 CIC가 있다. 이들 CIC를 아예 분사하거나 흡수하는 방식으로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네이버의 이번 조직개편은 AI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 일환으로 CIC 체계를 폐지하고 경영 결정과 사업 추진에 효율화를 꾀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AI 관련 사업에 속도감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네이버의 대규모 조직개편은 지난 2015년 이후 9년만이다. 올해가 임기 마지막인 최수연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내년 연임 후에도 네이버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AI 기술력을 무기로 공세를 높이는 해외 빅테크에 맞서고, 네이버만의 AI 비지니스를 구축해 역으로 수출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내달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지난 28일 정신아 대표가 취임한 것과 맞물려 조직개편을 시행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우선 본사 내에 AI 통합 조직을 꾸리고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선임한다. AI 기술·서비스를 빠르게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 조직 아래에는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 조직을 만들어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를 검증한다. 카카오브레인이 AI 원천기술을 그대로 개발하지만 서비스 영역에서 AI 적용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사내 CIC도 정비한다. 다음 CIC를 콘텐츠 CIC로 변경하고 동영상 서비스 등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카카오톡 쇼핑하기와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운영하는 커머스CIC는 본사 조직 내로 흡수한다. 기존 카카오 사업, 경영지원 조직을 각 부문 리더 체계로 간소화한다. 부문별로 흩어진 '파트'나 '셀' 등 하위 부서 단위를 없애고 리더가 총괄하는 방식이다.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위한 복안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