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배민B마트 등 '배달커머스'가 외형적인 매출을 확대했다. 배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와중에 배달팁 부담을 낮춘 알뜰배달로 돌파구를 찾았다.
우아한형제들은 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2조9471억원) 대비 15.9%, 영업이익은 전년도(4241억원) 대비 65% 증가했다.
배민B마트 등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커머스 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소비자 배달비 부담을 낮춘 알뜰배달 등 신규 서비스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계 치열한 경쟁에서도 이용자 수를 꾸준히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사업 분야 중 상품 매출이 6880억원으로 전년(5122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 부문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B마트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기준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울산, 대전, 천안 등에 약 70개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운영하고 있다. 상품 종류수(SKU)는 약 1만개다.
특히 B마트의 지난해 고객 평균 주문금액이 사업 초기 대비 3배 가량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커머스 사업 성장은 영업이익 개선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류 과정 효율화로 운반·보관비 등 비용 절감 효과를 키운 것이 이익률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배민배달, 가게배달 등 음식배달 사업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은 2조7187억원으로 전년(2조4233억원) 대비 12.2% 성장했다. 주문부터 배달까지 배달앱이 책임지는 자체배달을 둘러싼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해 4월 도입한 알뜰배달이 서비스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알뜰배달은 최적 동선의 묶음배달을 수행하는 자체배달 서비스다. 배달 팁을 낮춰 엔데믹 이후에도 주문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 리서치가 배달앱 사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0%는 '알뜰배달이 외식비용부담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알뜰배달이 소비자의 배달비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77%에 달했다. 배달앱 사용자의 70%가 '알뜰배달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배민에 따르면 알뜰배달 가입 매장의 주문수는 가입 이전 대비 평균적으로 20% 증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배민 월 활성 사용자수(MAU)는 1995만139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했다.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등 배민이 경쟁사 대비 다양한 광고상품으로 외식업주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는 점도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입점 식당 수는 2022년말 약 30만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약 32만곳으로 2만개 가량 증가했다.
그밖에도 라이브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 종료, 베트남 배민 사업 철수, 배민상회 직매입 사업 축소, 중앙물류센터 인천기지 구축 등 비용 효율화 노력도 영업이익 증대에 일조했다. 용역비와 지급수수료 등 비용 절감도 영업이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면 쿠폰 발행 등 마케팅 비용과 라이더에 지급되는 배달처리비 등은 전년 대비 늘어났다.
우아한형제들은 “수년 간 입점 업주 확보, 자체 배달 인프라 구축,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상품 확보에 집중한 기존 투자 효과가 발생하는 동시에 사업 구조 효율화 등 비용 절감한 것이 영업이익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부터 3년 간 매년 2배 가까운 성장 속도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매출 증가율은 2019년 79.8%, 2020년 94.5%, 2021년 82.7%를 기록했지만 2022년 46.7%로 낮아졌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15.9%에 불과했다. 배민이 배달팁 인하 효과를 노린 배민1플러스를 출시한 데 이어 쿠팡이츠가 스마트요금제를 내놓았고, 이어 묶음배달의 배달팁 무료 정책도 펼치면서 배달 업계의 경쟁 과열도 이어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커머스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알뜰배달을 통해 합리적인 고객 배달팁을 실현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면서 “사장님과 고객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