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서울 '한강벨트' 지역이 총선의 승패를 결정할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년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싹쓸이했으나, 2년 전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우위를 보이면서 대권을 거머쥔 곳인 만큼 서울 민심은 여야 모두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최근 황상무·이종섭 사태에다 셰셰 발언 논란까지 겹쳐지면서 일주일 사이 민심도 크게 출렁였다. 역대 어느 총선보다 치열한 '한강 혈투'가 예상된다.
◇정권 심판론에 출렁이는 '한강'
야당 텃밭 강북권과 여당 텃밭 강남권의 중간 지대에 위치한 한강벨트는 마포갑·을, 용산, 중-성동갑·을, 광진갑·을, 강동갑·을, 동작갑·을, 영등포갑·을, 강서갑·을·병 등 한강에 인접한 16개 지역구를 일컫는다.
31일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번 22대 총선에서 현시점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우세한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전환된 곳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여야가 핵심 승부처로 꼽는 곳은 중·성동갑이다. 앞서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달 13~14일 진행한 조사에서는 전현희 민주당 후보와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39% 동률로 나왔다. 다만 최근 진행된 케이스탯리서치(TV조선/조선일보 의뢰), 한국리서치(KBS 의뢰)가 실시간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전 의원이 각각 43%, 45%를 차지하며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운동 첫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시절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까지 합세해 전 후보에 힘을 보탰다.
한강벨트의 가운데 위치한 동작을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민주당 류삼영 전 총경이 오차범위를 넘나들며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서치뷰(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가 지난 16일과 17일 조사한 결과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이 46.3%, 류 전 총경은 45.9%로 두 후보 간의 격차는 불과 0.4%포인트였다. 그러나 최근 케이스탯리서치(조선일보·TV조선 의뢰)가 지난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나 후보가 44%로 류 후보(34%)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영등포갑 지역도 접전지로 분류된다. 영등포갑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도 나왔으나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격차를 벌이고 있다. 미디어리서치(뉴스핌 의뢰)에 의뢰해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채현일 후보가 43.7%, 국민의힘 김영주 후보가 35.7%로 앞섰다. 한국리서치(KBS 의뢰)가 18~20일 조사한 결과에서는 채 후보 39%, 김 후보 32%로 나왔다.
마포갑도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와 이지은 민주당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초 실시한 한길리서치(폴리뉴스 의뢰) 조사 결과, 이 후보가 43.7%, 조 후보가 41.5 %로 오차범위내 박빙 승부다.
광진을 역시 최대 접전지로 꼽힌다. 메타보이스(JTBC 의뢰)가 지난달 10~11일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고 후보는 43%, 오 후보는 32%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갤럽(뉴스1 의뢰)이 지난달 24~25일 실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 후보가 44%, 오 후보가 38%로 격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턴매치' 경합 초박빙…'용산·영등포을'
한강벨트 지역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리턴매치'다. 용산(권영세-강태웅), 영등포을(박용찬-김민석), 동작갑(장진영-김병기), 강동을(이재영-이해식), 강서갑(구상찬-강선우) 등 5곳이 4년전에 이어 같은 후보들이 경쟁한다. 4년전에도 큰 표 차이가 나지 않는 박빙 대결이었다.
특히 용산의 경우 4년 전 권 의원이 890표차로 간신히 이겼다. 리서치앤리서치(동아일보 의뢰)가 지난달 18~19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강태웅 민주당 후보가 42%, 현역인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38.1%로 나타났다. 강 후보와 권 후보 간 격차는 3.9%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다.
영등포을 역시 지난 총선에서 현역 김민석 민주당 의원과 박용찬 후보간 5.9%p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여론조사공정(펜앤드마이크 의뢰)이 지난달 5~6일 조사한 결과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가 39.9%, 김민석 민주당 후보가 35.4%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한강벨트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는 “최근 황상무·이종섭 사태로 한강벨트가 무너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민심을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는 것 같다”며 “최소 한강벨트에서만 7석 이상은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모두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든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