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인증 대학·프로그램 계속 하락 추세
“지역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 취업에 도움이 될까 해서 유지하고 있지만 실효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인증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공학교육인증제를 실시하는 지역 A대학 관계자의 말이다.
공학교육의 혁신을 목표로 2001년부터 정식 도입됐던 공학교육인증제가 실효성 등의 이유로 대학에서 외면받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경직된 인증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담당하고 있는 공학교육인증제도는 공학, 컴퓨터·정보과학 분야 졸업생이 공학실무를 수행할 때 전문직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역량을 교육하는 공학사 학위과정이다. 공학교육 국제적 협약 '워싱턴 어코드(Washington Accord)'는 국제엔지니어링연합(IEA) 4년제 공학교육에 대해 질 보증과 국제적인 동등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공학교육인증을 거치면 해외에서도 통용된다.
현재 총 73개 대학(2024년 2월 기준)이 355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인증 대학과 프로그램은 계속 줄고 있다. 인증 및 예비인증 프로그램은 2009년 123개, 2010년 476개, 2011년 529개, 2012년 548개로 확대됐으나 2023년 353개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2016년 이후 인증 및 예비인증 추가 대학도 없는 상태다.
공학교육인증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탈퇴한 B대 교수는 “대학별로 특화되는 부분이 달라 공학 교육을 실현하는 데 있어 공학교육인증이 오히려 맞지 않을 때가 있다”며 “변화하는 산업에 맞춰 커리큘럼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C대 교수는 “지역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사실상 공학인증제로 얻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전공과정 심화 등 이수체계가 고정돼 있어 오히려 졸업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관해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국내 공학교육인증이 전문직 자격제도 및 대학 행·재정지원 제도 등과 연계돼 있지 않아 대학의 관심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해외에서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제도와의 연계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관계자는 “오랜 시간 논의됐던 국가기술자격제도 연계를 포함해 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해 인증기준에 융합학과로 확대, 지역산업 연계 과정 등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