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전자파 흡수 소재보다 더 넓은 대역에서 높은 성능을 보이는 새로운 소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국가 안보 기술인 스텔스 기술뿐 아니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큰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복합재료연구본부 기능복합재료연구실 이희정 박사 연구팀이 기가헤르츠(㎓) 고주파 대역에서 유전 손실과 자성 손실을 극대화하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개발하고 이를 복합화해 고성능·광대역 흡수 소재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전자파 흡수 소재와 관련한 기존 연구는 단순히 높은 전도성과 유전성을 가진 소재를 활용해 개발하는 데 국한됐다. 이러한 소재는 복합화 과정에서 불균일한 혼합으로 적정한 복합 유전율과 투자율을 달성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두께가 두꺼워지고 협대역 흡수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파 흡수 소재는 기존 대비 흡수 성능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낮은 두께에서 높은 반사 손실과 넓은 흡수 대역을 가졌다. 특히 MOF를 통해 다양한 유전 및 자성 손실을 지닌 전자파 흡수 소재를 제작하는데 용이해 기존 소재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전자파 흡수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팀은 소재 조성을 최적화하고 습식방식을 통해 MOF를 합성했다. 열처리 과정을 최적화해 MOF를 제조하고 폴리우레탄 소재와 혼합해 전자파 흡수 소재를 제작했다.
개발한 전자파 흡수 소재는 주파수 10㎓, 두께 1.9㎜에서 -52.29dB(99.999% 흡수)의 높은 전자파 흡수성능을 나타냈다. 특히 더 얇은 0.9㎜ 두께로도 7.23㎓에 이르는 광대역 흡수성능을 보였다. 이는 타 국가에서 개발한 전자파 흡수 소재 대비 높은 성능 향상을 나타낸 결과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MOF 기반 전자파 흡수 소재 기술은 국가 안보 기술뿐 아니라 전기전자, 자율주행, 통신 등 전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전자파를 사용하는 산업 분야는 전자파 장해 및 2차 간섭으로 인한 오작동이 가장 큰 걸림돌인 만큼 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IT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이희정 박사는 “MOF 소재를 전자파 흡수 소재에 적용해 스텔스, 전기전자, 자율주행, 통신 등 전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끔 하고 이를 양산해 환경, 바이오 분야로 확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독자적인 원천기술 개발로 국산화에 의한 수입 금지 기술 보유는 물론 향후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MOF를 활용한 전자파 흡수기술을 심화 발전시켜 더 높은 초고주파수 대역 대응 전자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특성재단형 MOF 소재를 활용해 전자파 흡수, 차폐, 방열 등 고부가가치 산업 상용화를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