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수입산 열연강판의 공습 대응을 놓고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반덤핑 제소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만 고려해야 할 지점이 많아 결정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중국, 일본 등 저가 수입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카드를 놓고 고심중이다. 반덤핑은 국내 판매 가격이나 생산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수출한 것에 대해 수입국에서 덤핑한 부분만큼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열연강판은 179만381톤(t)이다. 전년과 비교해 26.0% 늘었다. 일본산 열연강판의 수입도 늘었다. 지난해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221만7213t으로 전년 대비 29.9% 늘었다.
수입산 열연강판은 t당 80만원 초반 수준으로 국산 열연강판보다 5~10% 가량 저렴하다. 중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 밀어내기, 엔저 등으로 수입산 저가 열연강판의 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 수입 열연강판이 국내 시장을 교란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다만 대응 방법을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의 상황만을 보고 반덤핑 제소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선 중국과 일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반덤핑 제소로 인한 보복관세에 대한 우려와 타 상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통상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국제강, KG스틸 등 국내 제강사들과 갈등도 고려해야 할 지점이다. 제강사들은 열연강판은 소재라며, 소재를 반덤핑하는 국가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소로 열연강판의 수입이 늘어난 것이며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이도 국내 철강사들이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면서 “저가 수입 철강재가 유입이 되면 당장은 괜찮지만 향후 국산 철강재 경쟁력이 하락하게 될 것이다. 그때도 수입 철강재가 저렴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반덤핑 제소를 결정하려면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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