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보장성보험에 드라이브를 걸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증가한 보험계약마진(CSM)이 1조원을 웃돌며 생명보험업계 탑2를 노리는 신한라이프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은 모습이다.
CSM은 보험회계(IFRS17) 주요지표 중 하나로 보험사의 미래 수익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7~10년 기간에 걸쳐 이익으로 상각된다.
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교보생명의 CSM은 6조1647억원으로 신한라이프(7조1687억원) 대비 1조원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12조2470억원 △한화생명은 9조2380억원을 기록했다.
단순 CSM으로 보면 교보생명이 뒤처졌지만 미래 이익을 창출하는 속도에서는 신한라이프와의 격차가 드러났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의 CSM은 각각 4조5910억원, 6조7469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한해동안 1조5000억원 이상 CSM을 늘린 반면, 신한라이프는 421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제 지난해 교보생명이 신계약을 통해 확보한 CSM은 1조3778억원으로 신한라이프(9017억원)에 약 4700억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교보생명이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을 늘리고, 저축성 보험 의존도는 낮추는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조만간 신한라이프의 CSM 총량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교보생명 수입보험료 내 보장성보험 비중은 26.16%(4조9663억원)로 전년(23.01%) 대비 3.1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 비중은 29.77%(5조6518억원)으로 전년(35.06%)보다 크게 줄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제3보험에 힘을 주고 있다”며 “자산의 규모가 다른 만큼 수년 내 신한라이프 CSM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보험연구원은 IFRS17에서 무위험수익률을 적용할 경우 저축성 상품의 보험계약마진율이 1.2%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준으로 보장성 상품에선 종신보험이 9.7%, 건강보험은 19.1%의 마진율을 기록했다.
같은 금액의 보험을 판매해도 상품마다 마진에서 차이가 발생하다 보니, 생보사는 보장성 보험 위주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유리하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