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회장과 차남인 임종훈 공동 대표 체제를 확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4일 서울 송파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를 이루게 됐다.
이사회에서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대표로 선임하기 위해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개최 방안도 논의했다.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OCI와 통합 반대에 키맨으로 활약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한미약품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한미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과 오랜 인연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한미약품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에는 이들 3명 외에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해 총 7명이 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화합을 위해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이후 화합을 위한 임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송 회장과 임 신임 대표는 OCI 그룹 통합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OCI 그룹과 통합을 추진했다. 형제 측은 이를 반대하고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였다. 그 결과 임종윤·종훈 이사가 승리해 이사회에 진입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2월 형제 측은 분쟁이 끝나면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 임종훈 이사는 한미사이언스에서 대표이사를 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종윤 이사는 의약품 사업에 의지를 드러냈고, 임종훈 신임 대표는 지주사 대표로서 투자 등 사업 분야를 맡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는 이같은 계획에 따른 것이다.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남은 것은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다. 가족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약 5400억원이다. 이 중 약 2700억원이 남았고, 납부금 상당 부분도 주식담보대출 등이다. 이 때문에 임종윤·종훈 이사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을 잡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KR가 재무적투자자(FI)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한 후 형제 측 우호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형태다. KKR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지분 매수를 위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KR가 신동국 회장 지분, 형제 측 지분 일부, 소액주주 지분 공개매수 등으로 지분을 확보하면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된다.
지분 매각에 대해 형제 측은 공식적으로 “지분 매각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송 회장은 형제에게 “행여나 아버지가 물려준 회사의 소중한 지분을 값을 많이 쳐 주겠다고 유혹하는 해외 펀드에 팔아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