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 트럭 등 신형 전기차 생산 일정을 줄줄이 연기했다.
포드는 4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2025년 생산키로 했던 대형 SUV 전기차 생산 일정을 2027년으로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추가적인 시간을 통해 3열 전기차 소비자 시장이 더욱 발전하고 포드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고객에게 향상된 내구성과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지난해 18억 캐나다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입해 당초 내연기관 SUV 라인업을 생산하는 내연기관 조립공장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이 공장을 개편하는 작업은 예정대로 2분기 시작된다.
포드는 또 테네시주 전기차 전용 공장 '블루오벌 시티'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전기차 픽업트럭 고객 인도를 당초 계획보다 미뤄진 2026년 개시키로 했다.
앞서 포드는 지난해 자사 전기 픽업 'F-150'을 대체할 차세대 전기 픽업 트럭을 2025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익성이 확인될때 신규 전기차와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드 전기차 속도 조절은 시장 가파른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1분기 인도량이 1년 전보다 감소하는 등 업계에서는 신중한 투자가 흐름이 됐다.
포드는 2030년까지 전기차 징검 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동시에 SUV, 픽업트럭 등 대형 전기차 라인업을 소형 중심으로 재편할 전망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자본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하이브리드·전기차를 적시에 내놓음으로써 수익성 있는 전기차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신형 전기차 생산 지연은 후방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SK온과 설립한 배터리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가 건설하는 미국 3개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과 테네시 공장에 조달할 계획이다. SK온과 포드는 2021년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들여 JV를 설립하고 미국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포드 측은 “블루오벌SK 공장 건립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